2008 법무사 12월호

(2) 얼마전 막역한 한 친구가 이 세상을 먼저 떠났 다. 과학이 발달된 오늘날에도 불치의 영역에 속하 는 췌장암에 쓰러진 것이다. 바로 한 달 전에 있었 던 친목 모임에도 참석했다가 몸이 나쁘다고 일찍 자리를떠난그친구가딱한달만에친구대신부 고장이 날라온 것이다. 지금까지 내 주변에 어느 사람이 세상을 떠났다 는 소문을 간혹 들어 왔지만, 그건 나와는 무관한 일로 생각하고 귀담아 듣지 아니하였다. 그러나 내 절친한 친구가 세상을 영별했다는 말 은 참으로 나에게 충격적인 일이었고, 그렇다면 나 에게도 영별의 그늘이 다가오고 있음도 의식하게 되었다. 이제부터는 나도 이 세상을 떠나는 연습, 또는 헤어지는 마음의 준비를 가다듬어야 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는바, 늦게나마 내가 철이 들고 있 다는 생각이 들어 혼자서 쓴 웃음을 지었다. 그 친구는 평소에도 세상살이에서 선도적 역할을 좋아했기 때문에 하늘나라에도 앞서 갔나보다 생각 하며 삼가 친구의 명복을 빈다. (3) 수일 전에 어느 중년 여자 연예인의 돌발적인 죽음이, 그 연예인을 아끼는 사람들에게 큰 충격을 주었고 이 사회의 화젯거리가 되었다. 그 여인은 악성 댓글로 인하여, 지병이던 우울증 이 심화되어 자살을 하였다는바, 그 여인은 국가로 부터 포상 받은 일이 없지만, 취재기자들은 서슴없 이 그녀를 국민배우라고 호칭도 하였다. 그 여인은 어린 자녀는 둔 채, 신(하나님)의 뜻에 합당치 않는 자살의 길을 택하였고, 또 생전에도 신 의 뜻에 어긋나는 이혼녀이기도 하였지만, 그녀를 아끼는 사람들은 그녀의 죽음을 몹시 아쉬워했다. 그녀의 병원 영안실에서의 장례식 절차와 문상객 에 대한 각 방송사의 취재 경쟁 역시 어느 영화제의 개막식 못지 않는 취재 열기로 들끓었다. 그녀의 장례절차가 종결되자 사회에서는 악성 댓 글을 처벌하는 사이버 모욕죄를 제정하라는 여론이 비등하였고, 우리 국민의 자살 숫자가 세계각국에 비추어 상위권에 속하는 만큼, 우울증 감소대책을 시급히 수립해 줄 것을 요청하는 등 사회적 대책을 촉구하였다. 그러나 이 세상에서의 그녀에 대한 호화로운 장 례식이, 이 세상을 떠난 그녀가 천국으로 가는 길에 얼마나 도움이 되었는지는 우리가 차분하게 생각해 볼 일이지만 다만, 우리는 그 장례의식이 외롭게 떠 나간 그녀의 아픈 마음에 위안이 되었으면 좋겠다. 대한법무사협회 71 ▶▶오고가는사람들 김 창 영│법무사(서울중앙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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