隨│想 70 法務士1 월호 동트는새벽의 다뉴브강변을 달리다 프라하마라톤을 마치고 오스트리아로 이동하였 다. 비엔나에서 마지막 잠을 자고 이튿날 알람소리 에 눈을 떴다. 시계를 보니 4시 40분이다. 창밖을 내다봤다. 어둑어둑하다. 첫새벽이다. 나 는 침대에 도로 누우려는 유혹을 뿌리치고 운동복차 림으로 숙소를 나섰다. 이번 마라톤 여정의 피날레 를 다뉴브강변의 달리기로 장식하기 위해서다. 도시 는 깊은 새벽잠에 빠진 듯 거리에는 청소차들만 눈 에 띌 뿐 행인들은 찾아볼 수 없다. 나는 인근의 케플러스파츠역에서 지하철을 타고 다뉴브강으로 향하였다. 노동자 차림의 사내와 여인 들이 객실 여기저기에 듬성듬성 앉아 졸고 있다. 지 하철은 아홉 정류장을 거쳐 15분만에 도나우인젤(다 뉴브섬)역에 도착했다(오스트리아에서는 다뉴브강 을 도나우강으로 부르고 있다. 다뉴브섬은 오스트리 아의 수도 비엔나 북동부를 대각선으로 가로지르는 다뉴브강의 한복판에 강줄기를 따라 형성된 길이가 21km에 이르는 河中島다. 다뉴브강이 이 섬을 경계 로 양분되어 비엔나 시내를 흐르고 있다). 승강장 밖 다리로 나오니 다뉴브강이 한눈에 들 어온다. 강 건너 신시가지쪽 스카이라인 위 먼동이 붉게물들어있다. 동이 트고 있었다. 서서히 어둠이 걷히면서 도시 가 깨어나고 있었다. 나는 잠시 숙연한 기분이 되어 비엔나의 새벽을 응시하다가 섬으로 내려왔다. 나는 가볍게 몸을 푼 후 멀리 산자락이 부드럽게 강변을 감싸고 있는 다뉴브강의 북동쪽을 향하여 천 천히 달리기 시작하였다. 마라톤 완주 후 오른발 뒤 꿈치에 오는 통증이 이번 프라하마라톤 완주 후에도 여전하였으나 그런대로 뛸 만하였다. 동쪽 하늘에 붉은 태양이 솟아 오르고 있다. 새날 새아침의 시작을 알리는 순간이다. 오늘도 구름 한 점 없는 쾌청한 날씨가 될 것 같다. 나는 삽상한 강 바람을 가르면서 경쾌하게 달렸다. 지난 일요일(2008.5.11) 프라하에서의 행복했던 달리기의 추억이 머릿속에 떠올랐다. 이번 프라하마라톤을 뛰고 나서는 이제까지의 풀 마라톤 완주 때와는 달리 발뒤꿈치의 통증이 심하지 않았다. 무엇보다 다행이었던 것은 근육경련 없이 완주할 수 있었다는 사실이다. 그동안 나는 32km 지점 이후에 거의 매번 종아리에 쥐가 나 막판역주 하는 데 애를 먹곤 하였었다. 나의 이번 프라하마라톤 완주기록 3시간 44분은 지난 열 번의 마라톤 기록 중 세 번째로 좋은 성적이 다. 이 정도의 기록으로 완주하려면 이번에도 근육 경련을 피할 수 없었을 터인데 그런 조짐조차 모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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