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법무사 3월호

대한법무사협회 73 ▶▶▶역사속명사들과차한잔(Ⅱ) 듣고 있는 동안 필자는 지리멸렬한 현실에서 탈 출하여 진정 인생 속으로, 그리고 그 길속으로 자 꾸만 더 깊숙이 빠져 들어가 삶에 대한 열정을 누 리는 것 같은 뿌듯함이 마음 가득했다. 더욱이 우리의 미래가 오직 젊은 여러분들의 활기찬 의지에 달려있다고 강조하던 대목에서는 모두들 높은 긍지와 사명감으로 들떠 있었다. 일반적으로 내 삶의 박자에 맞춰 나 홀로 영욕 을 누리고자하던 경향이 팽배하던 그 시절. 남이 겉으로 겪는 고통과 속으로 겪는 고통까지도 아 우르는 인성을 연마해야 한다는 선생님의 헌신적 인 사고는 선생 자신이 누리게 된 당대의 영예에 대한 보상적 심기에서 유래됐다기보다는 타고난 인간애의 자질이 아니었던가 싶다. 사실 그 시절 우리가 방문했던 지도자들 대부 분은 자신 내지 그가 속했던 집단을 두둔하고 부 풀리는데 많은 시간을 할애했던 반면 모 선생은 그러지 않았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그래서 어두운 골목길에서 모처럼 성인을 만난 듯 상큼했으며 공동체적 의식을 고양하는 데도 남다른 열의와 의지가 묻어나고 있었다. 오늘날 세계의 주인은 사람이 아니라 자본이라 고들한다. 자본은 곧 삶의 근간을 이루는 밑천이면서 미 래를 형상화하는 모태임에는 분명하다. 그러나 이를 지배하는 것은 역시 사람이 아니 던가. 투자와 일자리 창출 등 소위 성장과 그 동력의 원천이 궁극적으로는 사람일 수밖에 없듯 사람의 능력과 의지는 실로 시공을 초월한다 할 것이다. 그러나 속도와 효율로 가늠되는 현실은 쉽게 삶의 회의에 빠져들게 하고 또 아프고 저린 기억 으로 버둥거리게 하여서 몸소 정화하고 정제할 능력까지도 앗아가려고 한다. 이런 때는 모 선생님의 말씀이 더욱 생각난다. “여러 사람이 섞여 있을 때 자신을 자제하거나 잊어버리게 되며 여유로울 수 있다”는 말씀이다. 정치와 경제, 문화 등 오늘의 사회 환경은 모든 영역이 중첩되어 다원적이고 복합적이어서 이들 서로 간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다고 했다. 이렇듯 우리도 스스로 자신의 밖으로 걸어 나 와서 너와 나 사이의 경계를 조금씩 허물었으면 좋겠다. 시 틈에 한숨을 짓는 사람이거나 세월에 날개 를 단 사람이거나를 막론하고 현안이 있는 곳이 면 그곳으로 나와서 생각을 열면 서로가 서로를 물들여 갈 것만 같은데- 예술도 마음을 연 사람에게만 감동을 준다하지 않던가말이다. 민 영 규 │ 법무사(인천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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