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법무사 6월호

대한법무사협회 73 친구(親舊) 해서 군자와의 사귐은 담백한 물과 같아서 변 함이 없으나 소인과 사귀게 되면 단술과 같아서 달콤하나 변하기가 쉽다고 한다. 군자지교담여수 요(君子之交淡如水) 소인지교감약예(小人之交甘 若醴)라고 하는 말이 이것이다. 흔히들 말하기를 진정한 벗의 가치는 진군자(眞君子) 세 사람만 있 으면 태산여호도 무서울 것이 없고 비록 맨주먹 붉은 인생일지라도 웬만한 기업체를 가진 사람도 부럽지 않다고 하는 말이 있다. 또한 군자와의 사귐은 의리로 맺어지는 것이기 때문에 그 다정스러운 것이 겉에는 나타나지 않 으나 깊이가 있고 변함이 없다. 소인의 사귐은 대 개가 이(利)로 맺어지기 때문에 이로울 때에는 말 이 달콤하고 극히 친한 것 같지만 불리할 때에는 냉정하게 돌아서 버린다. 오늘 친한 것이 내일에 가서 나타나고 아침에 다정하던 것이 저녁에 가 면식어진다. 그렇기에 진군자는 마땅히 사람을 용서할 줄 알지만 남으로부터 용서를 받는 사람은 되지 않 는다. 이를 두고 대장부당용인(大丈夫當容人)이 언정 무위인소용(無爲人所容)이라고 한다. 해서 우리는 마땅히 의리 있는 벗을 가려서 사귀어야 한다. 옛사람이 말하기를 열매를 맺지 않는 꽃은 심지를 말고 의리 없는 벗은 아예 사귀지 말라고 했다. 이 말을 옮겨보면 불결자화휴요종(不結子 花休要種) 무의지붕불가교(無義之朋不可交)라는 말이다. 그러므로 의리있고 착한 사람과 함께 있으면 마치 난초가 있는 방에 들어간 것과 같아서 오래 되면 그 향기를 모르게 되지만 곧 그 향기에 동화 된다. 여선인거 여입지란지실 구이불문기향 즉여 지화의(與善人居 如入芝蘭之室 久而不聞基香 卽 與之化矣). 그러나 악한 사람과 같이 있으면 마치 저린 어물전에 들어간 것과 같아 오래되면 그 악 취는 모르게 되나 역시 그 냄새에 물들게 된다는 것이다. 이것을 여불선인거 여입포어지사 구이불 문기취 역여지화의(與不善人居 如入鮑魚之肆 久 而不聞基臭 亦與之化矣)라고 한다. 근묵자흑(近 墨者黑)이요 근주자적(近朱者赤)이라고 하는 말 과 같이 먹물을 가까이 하면 자연히 옷에 먹물이 묻게 되고 붉은 물을 가까이 하면 역시 붉은 물이 묻게 마련이다. 이 말은 모두가 환경의 동화에 피 할 수 없음을 말하는 것이다. 어느 무명 시인의 글 가운데 이런 말이 있다.“난 초의 향은 하룻밤 잠을 깨우고 좋은 스승은 평생의 잠을 깨운다”라고 했다. 좋은 친구 또한 스승과 마 찬가지이다. 착하고 좋은 친구를 많이 가지게 되면 항상 백만대군을 거느린 것 같이 든든하고 난초와 같은 깊은 향이 몸에 베어서 언행이 착해지고 사고 력과 행동 또한 건전하기 마련이다. 우리는 옛날부터 난(蘭)을 깊은 교우관계의 상 징으로 삶고 있기 때문에 그 향기에 취해서 친한 벗과의 관계를 난우, 난형, 난객, 난교(蘭友, 蘭 兄, 蘭客, 蘭交)라고도 한다. 그런데 친구를 사귐에 있어서 그의 수완이나 재력을 볼 것이 아니라 그의 참된 마음씨와 의리 심이 중요하다. 그러나 사람의 마음은 외부에 나 타나지 않기 때문에 겉으로 봐서는 잘 모른다. 그렇기에 옛사람들은 말하기를 말(馬)은 길이 멀어야 그의 힘을 알고 사람은 오래 되어야 그 마 음을 안다고 했다. 노요지마력 일구견인심(路遙 知馬力 日久見人心). 그리고 이런 말도 있다. 범 을 그리되 가죽은 그릴 수 있으나 그의 뼈는 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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