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법무사 7월호

50 法務士2010년7 월호 소설 1 집에 경찰의 압수수색 팀이 들이닥친 것은 아 버지가 교통사고를 당한 바로 그 다음날이었다. 아버지의 혈액에서 히로뽕이 발견됐다는 이유 였다. 당치도 않은 짓이었으므로 물론 그들은 전혀 자신들의 목적을 달성하지 못했다. 히로뽕 이라니…. 건강을 위해 담배는 물론, 등산을 시 작했던 20년 전에 술도 끊어버린 아버지가 마 약복용 혐의를 받은 것 자체가 내게는 큰 충격 이었다. 아버지의 아침 행적에 대하여는 누구보다 내 가 잘 알고 있다. 국경일이나 주말에는 시간적 인 여유가 있어서 아버지와 함께 산 정상까지 산책과 산행을 하기 때문이다. 아버지는 계절의 구분 없이 4시 반이면 집을 나서서 강둑을 따라 30분을 걸은 뒤 5시쯤 사고 현장인 그 횡단보 도에 도착한다. 그곳만 통과하면 바로 해발 300미터 높이의 국망봉 정상으로 향하는 샛길 로 들어서게 된다. 교사로 재직하던 중 건강 유 지를 위해 시작한 이 운동은 지난 해 정년퇴직 을 한 후에도 변함이 없었던 지난 20년간 아버 지의 변함없는 일상이었다. 교육대학 출신으로 초등학교 교장의 직에서 정년퇴직한 아버지는 모든 면에서 사범대학교 를 나와 고등학교 교사로 재직중인 나의 사표 (師表)요 우상이었다. 아직 미혼으로 부모와 같 은 집에서 동거하는 나는 그날도 정확히 4시 반 에 아버지가 집을 나서는 것을 보았다. 어머니 가 여동생 해산 간호를 위해 서울에 갔으므로 아침 준비를 위해 막 잠이 깬 상태였지만 6월 중순이었고 바깥은 이미 주위를 분간할 수 있을 정도로희붐했다. 경찰 조서를 보면 사고시간은 새벽 5시 3분 이었고 횡단보도 중간쯤에서 사고차량에 받힌 뒤 후방 첫 번째 신호등 아래까지 튕겨갔다고 한다. 그 일대는 늘 교통사고의 위험을 안고 있 는 지역이었다. 강변을 따라 난 4차로의 횡단보 도인 사고현장은 기역자 모양의 굴곡진 지역의 가운데 위치했다. 그래서 횡단보도를 사이에 두 고 정확하게 작동하고 있는 신호등이 전후방에 3미터 간격으로 4개나 설치되어 있다. 인구 30만 명 정도의 소도시여서 심야에는 대부분 시내의 신호등이 점멸상태가 된다. 그렇 지만 이 지역은 비록 인적은 드물지만 사고 방 지를 위해 하루 종일 신호가 작동되고 있다. 아 버지 역시 이런 점 때문에 극도로 조심을 하던 곳이었다. 내게도 몇 번이나 이 지역에서 발생 한 사고를 일러준 적도 있었다. 목격자를찾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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