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법무사 7월호

52 法務士2010년7 월호 소설 라 이 멍에를 벗은 올해는 좀 한가한 편이었다. 아무래도 목격자를 찾아내야 할 것 같았다. 급 히 달려온 어머니에게 병실을 인계했다. 사고현장은 한적했지만 그곳은 관광명소와 호텔, 버스터미널, 기차역으로 연결되는 지름길 이고 중심 길목이어서 비교적 택시들의 운행이 잦은편이었다. - 6월 14일, 새벽 5시 ×○ 지역에서 60대 남 자와 벤츠 승용차의 교통사고를 목격하신 분을 찾습니다. 사고현장과 택시회사 마다 전면에 현상금을 붙여 플래카드를 내걸었다. 이상한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 국회의원 아들 이름으로 등록 된 승용차를 마흔이 넘은 가족 운전사가 새벽에 운전했다는 점도 그랬고, 피해자의 집을 압수수 색하는 작태도 그러했고, 술이나 약을 입에도 대지 않는 분을 환각상태로 기록해놓은 경찰조 서 역시 심상치 않았다. 그리고 또 하나 이상한 것은 현장에 남아있는 스키드 마크에 대한 해석이었다. 10여 미터나 되는 그 자국은 당시의 상황이 얼마나 급박했던 가를 잘 나타내는 증거였다. 그럼에도 경찰은 이것을 엉뚱하게도 현장에 설치된 4개의 신호 등과 함께 가해자에게 유리한 증거로 삼았다. 경력이 20년 정도인 40대의 운전전문 직업인 이라면 전방이 보이지 않는 상태에서 적신호일 때에는 그런 스키드 마크를 낼 정도로 가속을 하지 않는다는 점을 들었다. 그러니까 아버지가 신호를 위반하고 횡단보도를 건너는 것을 뒤늦 게 발견하여 급제동을 했다는 가해자의 진술을 그대로 인정한 것이다. 피해자인 아버지는 여전 히 의식불명으로 아무 말이 없었다. “내가 경찰에 사고신고를 했어요.” 플래카드를 내건 날 저녁에 두 명이 전화를 했기에 그중 아무 조건을 붙이지 않은 사람부터 먼저만났다. “첫 열차를 탈 손님이 탑승하고 있어서 현장 을 보고도 그냥 지나칠 수밖에 없었거든요.” 갓쉰이넘은듯했고키가좀작은그남자는 자신을 김씨 성을 가진 택시기사라고 소개했다. “사고순간을 보셨군요.” “그럼요. 그래서 증인이 되겠다고 내 인적사 항까지 남겼는걸요.” “경찰에서 부르지 않았나요?” “벌써 며칠이 지났는데도 연락이 없어서 이상 하게 생각하던 참이었지요.” “제 아버지신데…, 지난 20년간 한 번도 이런 일이없었어요.” 나는 명함을 그에게 내밀었다. 얼마 전에 학 교에서 공동으로 만들어서 모든 교사들에게 나 눠준것이었다. “아, 선생님이시군요. 우리 조카도 그 학교 다 닙니다.” 별로 크지 않은 도시여서 이런 일은 꽤 흔한 편이다. 몇 사람만 건너뛰면 이웃과 연결되곤 한다. “경찰은 아버지가 적신호일 때 횡단보도를 건 너갔다는 가해자의 말을 믿고 있습니다.” “아닙니다. 그때 나는 사고 차의 진행방향과 반대편에서 신호대기를 하고 있었는데 그분이 길을 건너는 것을 똑똑히 봤어요. 분명히 보행 자 신호였는데 중간쯤에 이르렀을 때 저쪽에서 타이어 미끄러지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순간적 이었죠. 거의 20미터쯤 튕긴 것 같았습니다. 가 해자가 급히 내려 피해자에게 달려가는 것을 보 고 현장을 떠나면서 경찰에 신고를 했지요.” 아, 됐구나. 이 정도면 경찰도 딴 소리 못하겠 지. 플래카드 내걸기를 참 잘 한 것 같았다. “경찰은 아버지가 환각상태에서 길을 건넜다 고하는군요.” ’

RkJQdWJsaXNoZXIy ODExNj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