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법무사협회 55 목격자를찾습니다 피해자의 충격 및 낙상 장소, 스키드 마크, 현장 의 구조 등을 과학적으로 분석하였지요.” 검사는 나보다 조금 더 나이가 들어 보였다. 그러나 다양한 종류의 사람을 다루는 직업인답 게 단순히 아이들만 상대하는 나보다 대화의 폭 이 넓고 깊은 듯했다. “뿐만 아니라 목격자를 통하여 사고 당시의 상황도 정확하게 재현해냈습니다.” 검사는 미소를 지으며 기록 중간을 펼쳤다. 도화용 연필로 그린 듯한 선이 굵은 그림 몇 장 이나왔다. “아버님이 약주를 하지 않으신다고 하셨는 데…” 그는 별 주저도 없이 혈액의 분석수치가 기록 된 부분을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어찌된 셈인지 횡단보도를 들어서셨을 때에 는 약물에 취해 있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분석 결과 히로뽕으로 드러났습니다만.” 아니다. 이건…. 나는 뭔가 반박을 해야겠다 고생각했다. “그날 현장을 목격한 사람의 진술에 의하면 실제 아버님은 적신호 때에 비틀거리며 횡단보 도를 건너셨다고 합니다.” “목격자라면, 김 기사를 말하시는 겁니까?” 나는 기사제복을 단정하게 차려입은 그의 모 습을떠올렸다. “아닙니다. 그 사람의 진술은 신빙성이 없습 니다. 사고를 당하여 궁박한 처지에 있는 사람 을 버려두고 현장을 떠났다는 사람의 진술을 어 떻게믿습니까?” 의외였다. 그럼 또 다른 목격자가 나타났다는 말인가. 나는 배상금을 올려달라던 충청도 사투 리를 쓰던 그 사내를 얼핏 떠올렸다. “강현식이라고, 현장에서 사고수습을 거들었 던사람입니다.” “혹시 그 사람이 충청도 말씨를 씁니까?” “그렇더군요. 어떻게 아시죠?” 도대체 일이 어떻게 되어가고 있는 것인가. 고액의 배상금을 요구하던 그 사람이 어떻게 해 서 상대방의 참고인이 되었다는 것일까. 순간 나는 새로 내걸렸던 플래카드를 생각해냈다. 그 렇다면…. 내가 너무 안일하게 일을 처리한 것 인가. 이런 사고에는 증인이나 참고인을 하나라 도 더 많이 확보해야 했는데…. 그 사람을 무시 해버린 것이 큰 잘못인 것을 비로소 깨달았다. 목격자 진술의 대가를 흥정하려던 사람이 큰돈 을 앞에 두고 무슨 말인들 못할까 싶었다. 위로 금으로 5천만 원을 공탁했던 사람들이 자신의 이익을 위해 새로운 목격자에게 어떤 조건을 제 시했을까. 새로 내걸린 그 플래카드가 김 기사 의 진술을 뒤엎기 위한 것임을 전혀 눈치를 채 지못했다. “아시다시피 피해자가 생존해 있는 한, 현 법 규로는 종합보험에만 가입되어 있으면 수사기 관에서 공소권을 행사할 수가 없습니다. 횡단보 도 사고라도 보행자가 적신호일 때 건너가다가 사고가 발생했다면 일반도로의 무단횡단과 같 은 취급을 받거든요.” 검사는 차분한 성격인 듯 말에 조리가 있었다. “김 기사는 전혀 다른 주장을 했습니다. 그리 고 제 아버지는 그 건널목을 지난 20년간 하루 도 빠짐없이 건너시던 분입니다.” 사라져버렸다고 성급히 단정했던 벽은 여전 히, 더 완강하게 버티고 있었다. 단지 검사는 경 찰관과는 달리 상대방의 마음을 읽으면서 대응 할뿐이다. “아까도 말씀 드렸지만 김 기사라는 사람은 위기에 처한 피해자를 버리고 현장을 떠난 사람 입니다. 그런 사람의 진술을 어떻게 믿습니까?” “충청도 말투를 쓰는 강현식이라는 그 사람은 제게 목격자 진술을 해줄 테니 보상금을 올려달 라고 전화를 했던 적이 있습니다. 증거를 앞에 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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