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법무사 9월호

문화가 산책 I 영화 김 청 산 ■ 법무사(서울중앙회) · 본지 편집위원 · 연극배우 기상이변의 지구, 유일한 생존열차 속 계급투쟁 90여년간 외동 딸과 손자들에게 한없는 희생과 사 랑만을 베푸시다 가 요양병원 생활 을 끝내고 중환자실에서 눈을 감으신 외할머니를 떠나 보내고 올라와, 연극 공연을 선정해서 보고 평을 쓸 시 간을 도저히 낼 수 없던 엊그제, 역시 노모를 퇴원시키 고 어렵게 시간을 낸 아내와 오랜만에 영화관 나들이 를 했다. 여러분들이 이 글을 읽을 즈음에도 상영은 계속중 일 거고, 하나의 현상(現象)이라 할 만한 문화적 논란 의 이슈를 점하고 있는 이 작품에 대해, 전문적이지 도 않지만 그냥 ‘좋았어요!’나 주변 음식점 소개를 엮 은 단순 블로거의 수준은 넘어서 보고 싶다는 욕심으 로, T.V. 프로그램 「출발, 비디오 여행」에 나오는 전 지적 작가 시점이 아닌, 퉁명스런 관객의 시점으로 “왜?”를 던져 보고자 한다. 기상이변으로 모든 것이 꽁꽁 얼어붙은 지구. 살아남은 사람들을 태운 기차 한 대가 끝없이 궤도를 달리고 있다. 춥고 배고픈 사람들이 바글대는 빈민굴 같은 맨 뒤쪽의 꼬리칸, 그리고 선택된 사람들이 술과 마약까지 즐기며 호화로운 객실을 뒹굴고 있는 앞쪽칸. 열차 안의 세상은 결코 평등하지 않다. 기차가 달리기 시작한 17년째, 꼬 리칸의 젊은 지도자 커티스(크리스 에반스 분)는 긴 세월 준비해 온 폭동을 일으킨다. 기차의 심장인 엔진을 장악, 꼬리칸을 해방시키고 마침내 기차 전체를 해방시키기 위 해 절대 권력자 윌포드(에드 해리스 분)가 도사리고 있는 맨 앞쪽 엔진칸을 향해 질주하는 커티스와 꼬리칸 사람 들. 그들 앞에 예기치 못한 상황들이 기다리고 있는데… <보도자료 인용> 처음과 끝이 연결된, ‘영겁회귀’에대한경구 커티스를 비롯한 꼬리칸 승객(무임 승차자)들은 열차 속 서열화된 지배구조에 의해 착취당하고 있고, 앞칸의 사람들이 누리는 것에서 철저히 소외당한다. 스테이크의 맛을 모르는 에드가(제이미 벨 분)나 아 들을 빼앗기고 거세에 가까운 폭행을 당한 타냐(옥타 비아 스펜서 번)와 앤드류(이완 브렘너 분). 이들에게 는 앞칸을 차지해서 빼앗긴 것들을 되찾을 명분이 있 다. 꼬리칸의 은밀한 지도자 길리엄(존 허트 분)이 이 들을 격려한다. 살벌한 폭력투쟁 끝에 꼬리칸의 바로 앞칸을 차지 한 다음에는, 죄수로 갇혀있는 보안 전문가 남궁민수 (송강호 분)와 그의 딸 요나(고아성 분)의 도움을 받 아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 이들은 협력의 대가로 환 각물질인 크로놀을 계속 요구한다. 기차는달린다. 나아갈것인가, 전복할것인가? 봉준호감독의신작 「설국열차」 68 『 』 2013년 9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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