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상 나는 숲으로 간다 65 유 광 일 ■ 법무사(경기북부회) 내가 산 개울물을 따라 새막골 산 숲에 들자 여러 낯도 모를 친구들이 여기 저기에서 인사를 했 습니다 “호로로 호로로 호로로…” “새야 새야 네 이름은 뭐니?” “호로로 호로로 호로로…” 어찌 들으면 아이들이 불고 다니는 호루라기소리 같기도 하고… 아, 그냥 호로로 새인가 보구나. “휘이잇 휘이잇 휘이잇…” “새야 새야 네 이름은 뭐니?...” “휘이잇 휘이잇 휘이잇…” 아, 알았다 넌 그냥 휘파람새로구나. “딱 딱 딱다구르르 딱 딱 딱다구르르…” “새야 새야 네 이름은 뭐니?” “딱 딱 딱다구르르 딱 딱 딱다구르르…” 이 산 중 어디에서 노스님 목탁 소리 들리는 듯한데 절은 보이질 않고 은은히 울리는 목소리 그래 아니로구나, 바로 네가 목탁새 아닌가. “먹 뻐꾹 뻐꾹 먹 뻐꾹 뻐국 먹 뻐꾹…” “새야 새야 네 이름은 뭐지?” “먹 뻐꾹 뻐꾹 먹 뻐꾹 뻐꾹…” “옳아 네 이름 먹 뻐꾸기 맞지?” 산 개울물은 기쁜 소리 지르며 한사코 내 소매 잡아 끌고 “어서 오시구려 어서 오시구려” 물빛 반짝이는 자갈 돌들과 함께 소리소리 법석을 떨었습니다. 나는 그저 “그래 그래 그래….” 조용히 소리없는 말을 던지기만 했습니다. 그 때 나는 산 숲을 찾아 든 손님이었으니깐요. - 졸시 「새막골1) 시편 2 산중문답」 편에서 몸과 마음의 찌든 때를 씻어주는 ‘숲’ 내가 사는 우리 아파트, 서울 근교의 이 소읍은 자그 마한 산 숲으로 둘러 싸여져 있다. 산 숲의 등성이에는 애초부터 길이 나 있어 사람들이 즐겨 찾는 산책길이 되었고, 구간마다 쉼터며 만남의 장소, 약수터, 명상의 터, 체육장 등의 시설이 잘 마련되어 있다. 그래서 이 숲길 산책로는 소공원 노릇을 톡톡히 하고 1) 강원도 영월 모처, 예전에 화전민들이 살았던 곳으로 골을 싸안은 배향산과 조 선조 태종과 숲의 은자가 된 한 스승과의 유서가 깃든 길승지, 일명 풍수지리 상 ‘도안지(桃安地)’라 일컫기도 한다. ‘새막골’이라는 골 이름의 유래는 그 때 당시 그 스승의 80여 문도들이 속속 이 골을 찾아 들어 대거 은신했는데 기거 할 움막을 억새 따위의 새를 이어 올려 산 데서 비롯되었다고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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