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법무사 1월호

69 법무사의 서재 ●제롬 데이비드 샐린저의 『호밀밭의 파수꾼』 이 소설은 콜필드가 퇴학당한 후 3일 동안 일어난 일을 쓴 글이다. 콜필드가 가장 싫어하는 것은 위선적인 놈과 허위의 행동, 허위의 목소리다. 샐린저는 콜필드를 통하여 허위와 위선으로 가득찬 미국사회의 해체를 희구하였고, 해체 이후의 대안으로 동양사회를 갈망한다. 정신병원에서 쓴 주인공 콜필드의 일기 「호밀밭의 파수꾼」에 대하여 이야기하려면 먼저 샐린저의 생애를 살펴보아야 한다. 이 책이 바로 샐 린저의 자전적 성장 소설이기 때문이다. 샐린저의 생활은 그가 2010.1.27. 뉴햄프셔 코니스 자택에서 사망하기 전까지는 거의 신비 속에 가려져 있었다. 그는 1965년 「하프워스 16일, 1924년」을 출간한 이후 아예 작품을 발표하지 않았다. 그는 생전에 그의 사생활에 대한 어떤 책도 발간되 는 것을 막았다. 그러나 그가 죽은 후 케네스 슬라웬 스키가 쓴 샐린저 전기는 그의 생애를 비교적 상세하 게 전하고 있다. 샐린저의 아버지는 러시아계 유대인 이민자의 아 들로 고기와 치즈의 수입상이었고, 어머니는 독일계 였다. 그는 13살 때 맨하탄의 유명한 사립학교 맥버 니 스쿨에 입학하였다가 15살 때 펜실베니아의 벨 리포지 사관학교에 보내진다. 이 군사학교가 바로 허위와 위선에 가득찬 세계에 대하여 신랄하게 독침을 쏘아대는 소설 「호밀밭의 파수꾼」의 주인공 콜필드가 퇴학을 당한 펜시고등학 교의 모델이 된다. 샐린저는 생애 전반에 걸쳐 동양의 선불교에 심 취하였고, 그는 선불교 동양사상을 형상화한 「바나 나피쉬를 위한 완전한 하루」(1948년 발표) 이후 이 작품만을 자신의 정식 작품으로 인정했다. 「호밀밭 의 파수꾼」은 1951년에 발표하였는데, 이 소설에서 도 그의 동양사상의 일단을 엿볼 수 있다. 이 소설은 콜필드가 펜시고등학교에서 퇴학당한 후 크리스마스 주간의 토요일 오후부터 학교를 떠 나 월요일 오후 집으로 돌아오기까지의 3일 동안 일어난 일을 정신병원에 입원하여 요양하면서 회상 형식으로 쓴 글이다. 콜필드가 가장 싫어하는 것은 위선적인 놈과 허위의 행동, 허위의 목소리다. 샐린저는콜필드를통하여허위와위선으로가득찬 미국사회의 해체를 희구하였고, 해체 이후의 대안으 로동양사회를갈망한다. 아무도알아보는사람이없는먼곳으로가서숲가 까이 오두막을 짓고, 귀머거리에 벙어리 행세를 하며 그와 똑같은 귀머거리에 벙어리인 귀여운 여인을 만 나 결혼하고, 아이가 생기면 어딘가에 숨겨 놓고 직 접글을읽고쓰는법을가르쳐주는은둔생활을꿈꾼 다. 바로 샐린저의 은둔생활과 일치한다. 동양 종교 로의 귀의라고 말할 수 있다. 콜필드는 열여섯 살에 술고래였고, 심한 폐병에 걸릴 정도로 담배도 골초 였지만 책읽기를 좋아하고 동생 앨리와 피비를 사 랑하는 마음이 따뜻한 학생이다. 타임머신을 타고 2006년으로 날아가 본다. 열다 섯 살이었던 둘째는 술은 마시지 않았지만 담배는 피우는 것 같았다. 학교 수업시간도 종종 빼먹었고, 엄마 아빠 눈을 피해 PC방에 들락거렸고, 장난이 심해 학교 유리창을 깨기도 하고 친구 이빨을 부러 뜨리기도 했다. 나는 일탈을 일삼는 사고뭉치를 엄하게 혼내기만 하였지 아이가 얼마나 일상을 무의미하고 지루하게 견디고 있는지는 정말 몰랐다. 아들아, 미안하다. 아빠도 실은 그 나이에 술도 마시고, 담배도 피고, 학교 수업도 빼먹고 일탈을 일삼았음을 고백한다. 진즉 너에게 「호밀밭의 파수 꾼」 일독을 권하지 못한 것이 후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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