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법무사 1월호
김 청 산 ■ 법무사(서울중앙회) ·본지편집위원 ·연극배우 ● 장학퀴즈 1. 세익스피어(W. Shakespeare)의 4대비극은? 그작품들을읽어보았는가? ● 장학퀴즈 2. 위제목의대사는누가어떤상황에서내뱉는것인가? 셰익스피어의 명작, 그중에서도 「햄릿」은 무대화하기에 실로 부담되는 작품이다. 수많 은 재현(representation)과 해석(interpretation)이 있었고, 텍스트가 구체적 공연보다 더 가능성이 크고 열려 있기 때문이다. 모든 보편적인 것의 구체화에는 필연적으로 생략 과 손실이 있을 수밖에 없고, 웬만한 독특함과 완성도, 연기와 무대 및 의상 등의 완벽 한 조화가 아니고서는 그 연출로 잃는 것이 얻는 것보다 많을 가능성이 크다. 더구나 요즘같이 지구촌 곳곳에서 일어나는 공연 소식을 실시간으로 알 수 있는 시대에는 어설픈 실험을 시도했다가는 표절 시비에 말리기도 좋다. 그럼 에도 불구하고 묻고 싶다. 읽어 보았는가? (공연을) 본 적이 있는가? 이런 고전(古典)들의 공통된 특징 중 하 나가 누구나 다 아는 것 같지만 사실은 직접 경험한 사람은 별로 없고, 모르는 사람이 없는 것 같지만 아는 사람은 또 별로 없는 작품이라는 것이다. 아마 위의 퀴즈에 선뜻 답할 수 있는 분도 드물 것이다. 필자도 4대 비극 모두를 여러 번 본 것은 아니고, 특히 「오델로」는 영화로 본 게 전부다. 이 지면을 읽는 분들께 조금이나마 가이드가 되기 위해서는, 화려한 연예인 출연진을 뽐내는 뮤지컬보다 도, 세대를 넘나드는 보편적 감수성을 인문학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작품을 선정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정 극(正劇)이긴 하지만, 이 작품에는 유명배우 정보석이 출연한다는 미끼(?)도 있었다. 현대 복식으로 재구성된 햄릿, 효과보다는 어색함 이번 공연에서 시도된 모험도 몇 가지가 눈에 띄었다. 우선 현대적인 복장과 패션을 꼽을 수 있다. 양복과 청바지, 군복 등의 설정으로 초연 당시의 영국 또는 덴마크의 의상이 보여주는 시대와 현 시공간과의 괴리감 을 극복하려는 시도는 그럴싸해 보인다. 그런데 문제는 이런 시도 자체가 이미 진부하다 싶을 정도로 자주 있어 왔고, 원작 그대로(?)의 복식으로 공연하는 것에 비해 나은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는 점에 있다. 햄릿과, 특히 레어티스(Laertes)가 염색된 머 리에 몸에 끼는 청바지를 입고 다리를 떨면서 건들거리는 장면에서 우리는 원작을 뛰어넘어 현대의 관객에게 까지 전달되는 보편성(普遍性)이라는 연출 의도에 공감하게 되기보다는 삼류 양아치들의 주먹다짐이 생각나 어안이 벙벙해지는 것이다. “내가누군지말해줄수있는자, 누구인가?” 문화가산책 ▶ 극단 작은신화의 「우연한 살인자」 『 』 2014년 1월호 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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