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법무사 12월호

비틀즈 해체, 록의 분화와 ‘Progressive Rock’의 탄생 “인간의 운명은 바보들의 손에 쥐어져 있어요!” 음악과세상 최 희 수 ■ 법무사(인천회) 비틀즈 없는 록의 경쟁시대, 다양한 장르 분화 비틀즈가 60년대 히 피문화의 영향 속에 서 세기적 명반 『Sgt. Peppers Lonely Hearts Club Band』을 발표한 지 불과 3개월 후, 비틀 즈의 매니저 ‘브라이언 엡스타인’이 사망한다. 비틀즈에게 엡스타인은 그저 단순한 매니저가 아 니었다. 리버풀에서 레코드사를 운영하던 엡스타인 은 초기 비틀즈 멤버들을 만나 드러머를 ‘링고 스타’ 로 교체하고, 프로듀서 ‘조지 마틴’을 영입해 비틀즈 의 밴드적 색깔을 만들고 세상에 알려내는 등, ‘비 틀즈호’의 성공을 진두지휘했던 선장과도 같은 사람 이었다. 그가 있어서 비틀즈는 오로지 음악 작업에만 몰 두할 수 있었고, 멤버들간의 갈등도 조정되어 오랜 동안 함께 활동할 수 있었다. 그래서 엡스타인의 사 망은 비틀즈에게 그 방향과 중심을 잃어버리는 대 형사건이 될 수밖에 없었다. 결국 멤버들 사이에서 음악적 견해 차이 등 갈등이 불거졌고, 엡스타인 사 망 2년만인 1970년, 비틀즈는 해체를 선언한다. 하지만 비틀즈의 해산이 부정적인 것만은 아니었 다. 오히려 멤버들 각자가 ‘비틀즈’라는 명성에 안주 하지 않고, 스스로의 독자적인 음악 세계를 펼쳐가 고자 했던 욕구를 드러낼 수 있는 계기가 되어 음악 사적으로는 긍정적인 사건으로 평가될 수 있었다. 또, 그간 비틀즈의 위세에 기를 펴지 못했던 수많 은 록 그룹에게도 새로운 기회의 장이 되었다. 무주 공산이 된 음악계의 왕좌를 차지하기 위한 치열한 경 쟁시대가 도래했고, 앞다투어 완성도가 높은 음악들 이 발표되기 시작했다. 그 결과 그룹 ‘롤링 스톤즈’가 「앤지(Angie)」와 같은 록 발라드를 발표하는 등 70 년대 록 음악이 한 차원 더 높은 수준으로 진화하며, 그 스팩트럼도 넓어지는 호황기를 맞게 된다. 당시의 가장 특징적인 음악적 진화를 꼽는다면, 1969년 우드스탁 페스티벌의 영향으로 엄청난 규 모의 인파들 속에서도 음악적 감흥을 일으킬 수 있 는 ‘일렉트로닉’ 기술의 발전을 들 수 있다. 무대 위에서 다양한 음향적 기교와 변화를 만들 어내는 ‘이펙터’가 등장하고, 녹음 엔지니어링 기술 또한 발전하면서 이전과는 비교할 수 없는 풍부한 사운드와 세련된 연주들이 선보이기 시작했다. 또, 매니저를 잃은 상실감을 『Abby Road』라는 마 지막 앨범 속 주옥같은 명곡들로 승화해낸 비틀즈 후 기 음악의 영향을 받아, 삶을 관조하며 현실의 지향 점을 찾으려 하는 철학적인 가사들이 등장하고 표현 력이 풍부해지는 등 음악적 지평도 사뭇 넓어졌다. 이러한 변화들은 1970년대 록 음악의 다양한 장 르와의 결합과 자체적인 분화를 이끌어낸다. 포크 가수지만 전자기타를 맨 밥 딜런의 모습이 낯설지 않았고, 컨트리 음악과 결합하면서도 강렬한 비트 와 멋진 기타 앙상블을 선보였던 이글스의 음악은 ‘컨트리 록’을 탄생시켰다. 또, 오페라적 요소를 기존의 록 밴드적 색채로 표 ▲ 비틀즈와 매니저 엡스타인. 『 』 2014년 12월호 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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