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법무사 6월호

77 『 법무사 』 2015 년 6 월호 인문학의창 혀 잠드는 장면으로 끝나는 5권과 바닷가에 빨래하러 나온 나우시카아와 만나는 6권, 나우시카아의 집에서 접대를 받는 7, 8권을 지나가면 비로소 흥미진진한 모 험담들이 펼쳐지기 시작한다. 오디세우스일행은트로이전쟁터를떠나해적활동을 하게되는데, 이때제사장 ‘마론’으로부터이후모험담에 서매우중요한역할을하게되는포도주를선물받는다. 바다 위에서 심한 폭풍을 만난 오디세우스 일행은 9일 동안파도에떠밀려다니다환상계로들어가게된다. ① 로토스를 먹는 사람들 환상계로들어간오디세우스일행이제일처음만난것 은바로 ‘로토스(Lotos)'를먹는사람들이다. 로토스는먹 으면 고향에 가고 싶은 생각을 잊게 만드는, 매우 달콤한 환각의 열매다. 이 열매는 ‘무책임의 유혹’을 상징한다. 이로인해오디세우스가겪는모험을직접적폭력과성적 유혹에더하여무책임의유혹으로꼽는학자도있다. ② 외눈박이 괴물, 폴리페모스 이야기 오디세우스의 모험에서 아마도 가장 길게 등장하는 이야기가 바로 외눈박이 괴물 ‘폴리페모스’에 대한 이 야기일 것이다. 폴리페모스의 동굴에 갇힌 오디세우스 는 해적활동을 하다 얻은 포도주로 폴리페모스를 취하 게 하고, 잠든 그의 눈을 멀게 해 도망친다. 오디세우스는 “너는 누구냐?”고 묻는 폴리페모스 에게 자신은 ‘아무것도 아닌 자(Outis)’라는 뜻의 ‘오 티스’라고 속인 것으로 유명하다. 오티스는 영어로 ‘Nobody’라는 뜻이다. 막 동굴에서 빠져나온 오디세 우스는 폴리페모스를 향해 소리친다. “이머저리야! 나는 ‘오티스’가아니라 ‘오디세우스’다!” 폴리페모스 사건 전의 오디세우스는 매우 호기심 이 많고 무모한 사람이었다. 그러나 이 사건 이후 오디 세우스는 점차 조심성 있는 사람으로 변해간다. 그러 다 나중에는 아테네 여신에게까지 신분을 속이고 거 짓말을 하기에 이른다. 이렇게 학습되고 획득된 조심 성은 적들이 우글거리는 집에서 그를 구해주는 유용 한 무기가 된다. 이로 인해 「오디세이아」를 ‘성장소설 (Bildungsroman)론’으로 설명하는 이론도 있다. ③ 마녀 키르케와의 만남 폴리페모스를 지나 바람들의 왕 아이올로스와의 만 남, 식인 거인들인 라이스트 뤼고네스인들과의 만남, 그리고 마녀 키르케와의 만남이 이어진다. 키르케는 처 음에는 오디세우스의 부하들을 모두 돼지로 만들지만, 나중에는 그들을 대접하는 여성성을 보여준다. 마녀 키르케는 온전한 사람이 되려면 한 번쯤은 죽 음을 체험해야 한다는 뜻에서 오디세우스에게 저승 체 험을 지시한다. 11권에서는 온통 저승 체험담이 펼쳐 진다. 오디세우스는 저승에서 생각지도 못했던 어머니 의 혼령과도 만나고, 아들에 대한 그리움으로 죽었노 라고 말을 듣기도 한다. 키르케의 지시로 다녀온 저승 길은 ‘하계여행(Katabasis)’이란 이름으로 이후 거의 모든 서사시에 등장하는 요소가 된다. 한편, 키르케는 앞으로 등장할 여러 위험들에 대해서 도 알려주는데, 노래로 사람들을 흘리는 세이렌, 바닷 가 절벽 동굴에서 튀어나와 사람들을 물어가는 머리 6 개 달린 괴물 스킬라, 무서운 소용돌이 카리브디스 등 에 대한 것이다. 영어로 진퇴양란의 상황을 “스킬라와 카리브디스 사이(Between Scylla and Charybdis)” 고표현하는것도바로이이야기에서유래한것이다. ④ 나우시카아와 스케리아 섬 구사일생으로 마지막 태양신의 섬 ‘트리나키아’에 당도한 오디세우스 일행은, 그러나 태양신의 소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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