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법무사 8월호

83 법무사 2016년 8월호 위대한행운! 다. 깊은 바닷속에서부터 가장 높은 산까지 생물이 살 수 있 는공간의높이는겨우 20km에불과하다. 당신의집을우주 라친다면 20km는담벼락에칠해진페인트두께도안된다. 그런데 당신 같은 ‘인간’에게 주어진 공간은 더더욱 인색 하다. 4억 년 전, 인류의 직계 조상들이 바다에서 육지로 나와 산소로 호흡하며 살겠다는 성급한 결정을 한 탓에 인 간은 지구 상에 생물이 살 수 있는 공간 중 겨우 0.05%의 공간에서만 생존이 가능한 존재가 돼 버렸다. 좀 더 쉽게 설명하자면 인간은 육지에서만 살 수 있다. 그런데 지구 전체 면적과 공간 중에 인류가 살기에 적합 한 육지는 겨우 4%에 불과하다. 인류가 사용 가능한 민물 은 빙하까지 다 포함해도 전체 민물의 3%에 불과하다. 우 리가 숨 쉴 산소가 있는 공기(대류)층은 아무리 높아 봐야 16km, 지구 전체를 책상 위의 지구본으로 치자면 지구본 표면의 니스 칠에도 못 미치는 두께의 공기에 의존해 살고 있는 것이다. 지금 보는 태양은 7분 전 태양 우리 인간에게는 어마어마하게 대단한 지구, 그러나 태 양계와 우주 안에서의 지구는 사실상 가냘프고 외로운 작 은 별 중 하나일 뿐이다. 지구와 태양의 거리는 약 1억 5천 만 km다. 1초에 36만 km를 달리는 태양 빛은 7분이면 지 구에 도달한다. 그러므로 지금 당신이 보는 태양은 7분 전 태양이다. 지 금 보는 북극성은 680여 년 전, 태조 이성계가 태어났을 무렵에 북극성을 출발한 빛이 이제야 지구에 도착해서 우 리 눈에 보이는 것이다. 그러므로 그 이후 지금까지의 어느 시기에 북극성이 폭발해 없어졌다면 지구의 사람들은 폭발 후 680년이 되는 해부터 북극성을 볼 수 없게 된다. 지구의 지름은 대략 1만 3천 km, 둘레는 약 4만 km다. 서울~부산을 400km로 보고 환산하면 지름은 33배, 둘레 는 100배 정도다. 시속 10만 km로 태양 주위를 공전하면 서 동시에 자체적으로 적도 지역은 시속 1,666km, 극지방 은 시속 1~2m터로 자전한다. 이리 엄청난 속도로 움직이 는 지구의 굉음을 우리는 들을 수 없어 고막이 찢어지지 않 는 것도, 적도에 사는 사람들이 어지러움에 쓰러지거나 지 구 밖으로 튕겨 나가지 않는 것도 모두 행운의 연속이다. 광활한 우주도 우주지만 당신은 아직 바닷속과 땅속을 1km 남짓도 못 들어가 봤다. 그곳은 더욱더 수수께끼다. 지구가 수박이라면 아직 껍질도 제대로 못 벗겨 본 것이 다. 지구의 사양을 벗어나 당신의 ‘신과 같은’이라고밖에 쓸 수 없는 능력 하나만 더 살펴보자. 당신이 무심코 책장을 휙 넘기는 순간 가만히 잠자던 수천, 수조 개의 원자들이 엄청난 에너지를 발산하며 빅뱅 을 일으킨다. 우주라는 나무의 열매 중 하나인 지구 역시 46억 년 전 누군가가 책장을 휙 넘기면서 일으킨 빅뱅으 로 만들어졌듯이 당신의 책갈피 주위에 무한히 작은 우주 가 탄생하고, 그 미세의 무한 속에 당신 같은 생명체의 먼 조상이 꿈틀거리며 일어나 뾰족한 돌을 들고 사냥에 나서 는지도 모른다. 그런 기적과 거대한 능력을 타고난 당신이 여기, 지구, 대한민국에 ‘법무사’로 머무를 수 있는 시간은 평균 65만 시간, 72년 정도다. 우주적 행운에 비하면 찰나이다. 어찌 겸손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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