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법무사 10월호

84 『자전거 여행 1, 2』 문화의 멋 • 시야가 트이는 책 읽기 ‘관찰·생각·공부’ 김훈 글의 삼박자, 잘 나타나 흔히들 버킷리스트나 로망을 말하라면 세계 일주나 전국 도보 등의 여행이 빠지지 않는다. 같은 로망일지라도 몽블랑 만년필이 나 롤렉스 시계와 여행이 다른 것은 ‘밥벌이의 지겨움’에서 탈출 하고 싶다는 의식이 깔려 있다는 것이다. 심지어 날이면 날마다 먹고 뒹구는 ‘한량’을 꿈꾸는 사람들 역시 명백히 그런 연유다. 그렇다. 여행은 일단 돈을 버는 일이 아니라 쓰는 일이다. 을의 인생이 아니라 갑의 인생이다. 시간에 쫓기는 다급함도 없고, 반드 시 해내야 할 과제도 없다. 이전에 겪지 못했던 풍경과 사람들을 내마음속의화롯불에끌어와성찰의탕국을끓여내는일이다. 이전과는 다른 각도로 사물과 인생을 바라보는 깨달음을 얻는 다. 나와는 다른 삶을 사는 사람으로부터 나의 삶을 긍정, 부정, 교정한다. 그래서 여행은 치유이자 수행이다. 물론, 이때의 여행 이란 짙은 커튼에 노래방 기계와 조명이 반짝이는 대형버스 타고 우르르 몰려다니는 관광이 아니다. 그러나 로망이 로망인 것은 로망이기 때문이다. 그런 여행을 우리는 쉽게 떠날 수가 없다. 먹이고 가르쳐야 할 처자식들 때문 이다. 인생 3대 재난 중 마지막인 ‘노년 가난’을 면하려 한 푼이라 도 더 벌어둬야 하기 때문이다(참고로 나머지 두 재난은 소년등 과, 중년상처(부)다). 그러므로 잘 쓰인 ‘여행기’라도 읽어둬야 한다. 마치 여행을 하 는 듯한 간접 체험, 나중에 여행을 하게 될 때 좀 더 효과적일 수 있는 사전 공부, 소설가 김훈 같은 글쟁이들의 수려한 문장을 탐 닉하는 일석삼조의 효과를 위해서다. 김훈의 산문집 『밥벌이의 지겨움』과 소설 『칼의 노래』, 『흑산』, 최보기 북 칼럼니스트 구로꿈나무어린이도서관장 김훈 지음 이강빈 사진 문학동네 펴냄 수련한 문장의 글쟁이 김훈의 여행 산문집 “쉰살넘어서 누는날똥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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