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법무사 2월호

49 법무사 2017년 2월호 │법무 뉴스│ 세상에 이런 법률도! 사랑하는 연인과 아랍 에미리트를 여행할 계획이 있으시다면, 반드시 알아 두어야 할 법이 있습니다. 바로 혼전 성관계 금지법인데요. 아랍 에미리트에서는 미혼의 남녀가 공공장소에서 키스를 하거나 성적 농담을 담은 문자를 주고받기만 해도 매질을 당해 쫓겨나거나 실형을 선고받을 수 있다고 합니다. 아랍 에미리트는 형법 상 혼전 성관계 금지규정을 명문화하고 있고, 내국인뿐 아니라 외국인에 대해 서도 엄격한 법 적용을 하는 나라로 유명합니다. 2016년, 아랍 에미리트를 여행하던 한 영국 여성이 같은 영국 남성 2명으로부터 성폭행을 당하는 일이 일어났습니다. 여성은 재빨리 가해자들을 경찰에 신고했지만, 경찰은 영국으로 내뺀 가해자는 잡 지도 못하고 엉뚱하게도 피해자인 여성을 구금하고 여권을 압수했습니다. 성폭행 피해자라 할지라도 엄연히 현행 형법의 혼전성관계 금지 규정을 위반한 범죄자라는 것이죠. 다행히 국제적인 비난과 영국 시민단체들의 강력한 항의가 잇따라 여성은 석방되어 영국으로 돌아갈 수 있었습니다. 아랍 에미리트가 이런 황당한 법을 유지하고 있는 것은 이슬람의 종교적 율법인 ‘시아’를 기반으로 실정법의 체계를 만들었기 때문입니다. 무슬림의 생활 전반을 관장하는 시아법은 이슬람 경전인 코란 과 마호메트의 글을 담은 하디스에 기초하고 있는데요, 무슬림들에게 매우 도덕적이고 신성한 것으로 여겨지고 있죠. 시아에서는 사지절단이나 돌팔매질로 인한 죽음 같은 잔인한 형벌이 자주 등장하는데, 실정법인 혼 전성관계 금지규정을 위반했을 때도 구금이나 추방, 매질, 돌팔매질 등의 형벌을 받게 됩니다. 이슬람 남성들이 자신의 여동생이나 집안의 여성들이 혼전순결을 잃었다며 잔인하게 살인하고도 이를 ‘명예 살인’이라며 신성하고 도덕적인 행위로 치부하는 사건들을 보셨을 겁니다. 아랍 에미리트의 형법 2장(Section) 354항(Article)과 355항에서는 강간한 남성을 사형하거나 종신 형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혼전순결 규정도 법률적으로는 남성과 여성 모두에게 적용하도록 되어 있죠. 하지만 명예살인이 횡행하는 현실은 전혀 그렇게 보이지 않습니다. 법 앞의 평등은 여성의 몫이 아닌 것이죠. 아랍 에미리트 여성들의 인권을 위해 세계인들의 관심과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해 보이네요. 아랍 에미리트의 혼전성관계 금지법 김가은 자유기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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