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법무사 6월호
49 법무사 2017년 6월호 │법무 뉴스│ 세상에 이런 법률도! 국제적인 반부패 NGO인 국제투명성기구는 매년 ‘부 패인식지수(Corruption Perception Index)’를 발표합니다. 기업인과 전문가들이 공무원과 정치인의 부 패에 대해 느끼는 정도를 국제적으로 비교해 국가별로 순위를 정해 발표하고 있죠. 이 부패인식지수에 서 매년 세계 최상위권, 아시아권 1위를 독차지하고 있는 나라는 바로 싱가포르입니다. 싱가포르는 작 은 도시국가지만, 강력한 부패방지법을 통해 높은 사회적 청렴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원래 싱가포르는 1940~60년대까지만 해도 ‘부패가 생활의 일부’라고 할 정도로 사회 전반에 부패 가 만연해 있었습니다. 하지만 1959년, 리콴유 총리가 이끄는 인민행동당이 집권하면서 상황이 급변하 게 되죠. 리 총리는 부패척결을 국가발전의 가장 중요한 요인으로 보고, 강력한 반부패 정책을 추진합 니다. 1937년 제정되었지만 사문화되어 있었던 「부패방지법(The Prevention of Corruption Act)」을 부 활시켜 개정하고, 그 집행기관인 ‘부패행위조사국(CPIB·Corrupt Practices Investigation Bureau)’을 총 리 직속관할로 두어 독립적인 부패조사권을 부여하죠. 부패행위조사국은 「부패방지법」에 의거해 공직사회든 민간영역이든, 1달러든 1천만 달러든, 금전적 뇌물뿐 아니라 대출, 일자리, 식사·여행·향응 제공, 성 접대 등의 무형적 혜택까지도 뇌물로 정의해 광 범하고 성역 없는 사정활동을 벌였습니다. 부패 혐의가 발견되면 철저한 불관용의 원칙으로 검찰과 연 대하여 기소하고 처벌했죠. 그에 따라 14년 징역형에 약 110억 원을 몰수당하는 부패공직자나 횡령 혐의로 5년 징역형을 받은 기업총수, 뇌물수수 혐의로 2년 6개월의 징역형을 선고 받는 경제 관료들이 생겨났죠. 이런 사정활동 이 30년간 지속되자 1995년부터 싱가포르는 국제사회로부터 부패 없는 국가로 인정받기 시작했습니 다. 자연히 국가신인도가 높아졌고, 투자자들이 전 세계에서 몰려들었죠. 2014년 현재, 싱가포르의 1인당 GDP(국내총생산)는 56,113달러에 달합니다. 인구의 80%가 중산층 이고, 빈부격차도 매우 낮죠. 세계경제포럼에 따르면, 싱가포르의 국가경쟁력은 2014년 현재 세계 2위 입니다. “부패척결이 곧 국가발전”이라고 했던 리콴유 총리의 선견지명이 딱 맞아떨어진 거죠. 최근 우리나라에도 새 정부가 들어서면서 “적폐청산”의 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작은 도시국가 싱가 포르도 부패척결을 통해 선진국으로 거듭났는데, 그보다 땅도 인구도 많은 우리나라가 부패척결에 성 공한다면 과연 얼마만큼의 국가성장이 이루어지게 될까요? 자못 기대가 큰 요즘입니다. 김가은 자유기고가 싱가포르의 ‘부패방지법’
Made with FlippingBook
RkJQdWJsaXNoZXIy ODExNj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