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법무사 9월호
만민에게 통용되는 것이라면 ‘술’은 군주가 익혀야 할 정치기술인 셈 이죠. 그래서 술을 ‘군술(君術)’이라고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술’을 강조한 신불해와 ‘법’을 강조한 상앙, 이 두 학자의 말 중에 어느 쪽이 더 나라에 긴요할까요? 한비자는 “그건 딱 부러지게 말할 수 없는 것”이라면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사람이열흘동안먹지않으면죽으며, 큰추위가한창일때입지않 으면역시죽는다. 이를가리켜의와식, 어느쪽이긴요한가말할수있 겠는가. 어느하나도없어서는안되는인간삶의조건들인것이다.” 사람이 살려면 입을 것도, 먹을 것도 있어야 하듯이 군주가 국가 를 다스리는 데는 ‘법’뿐 아니라 ‘술’도 있어야 한다, 그래서 두 가지 를 모두 써야 한다는 ‘법술범용(法術汎用)’을 주장했습니다. 상앙이 십오로 연좌시켜 함께 죄를 묻고 상을 후하게 틀 림없이 하고 형을 무겁고 확실하게 한다고 해서 민은 일하 여 지치더라도 쉬지 않았고 적과 싸워 위태로워도 물러나 지 않았습니다. 때문에 나라가 부유해지고 군대가 강해졌 습니다. 그러나 술로써… 간신을 알아내지 못했기에 그 부 강은 신하에게 도움을 줄 따름이었습니다. 효공(孝公)과 상 앙이 죽고 혜왕(惠王)이 즉위함에 이르러 진의 법이 아직 폐지되지 않았는데도 장의(張儀)가 진을 가지고 한위로부 터 이득을 취하였습니다. 혜왕이 죽고 무왕이 즉위하자 감 무(甘茂)가 진을 가지고 주(周)로부터 이득을 취하였습니 다…. - 『한비자』, 「정법 (定法) 편」 진시황은 친모와 여불위, 노애( 嫪毐 ) 등 자기 주변의 거물 대신들 과 그 주변세력을 제거하고 권력을 공고히 하기 위해 갖은 애를 썼 습니다만, 결국 그들을 제어하지 못했습니다. 한비자는 그것이 상앙 이 법을 주장하고, 술을 범용하지 않아 군주가 ‘법’으로 백성들을 통 각자의 보직, 임무라는 ‘명(名)’에 맞게 그 성과와 결과라는 ‘형(形)’이 잘 부합하고 있는지를 살펴보고, 잘 부합했다면 상을 주고 그렇지 않으면 벌을 내려라, 한비자는 이런 대원칙으로 신하들을 부려야 자신의 임무에 전력을 다하느라 왕권에 도전할 생각을 못 한다고 했습니다. 79 법무사 2017년 9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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