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법무사 9월호
│문화의 힘 │ 나라를 구하는 법가(法家) 이야기 ❾ 제하고 관리하는 데는 빈틈이 없었지만, ‘술’을 몰라 신하들에게 휘둘린 때문이라고 진단합니다. 그래서 한비자는 법만으로는 나라를 다스릴 수 없으며, 법과 술을 같이 응용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신하 들을 다루고 관리하는 통제의 전략과 전술을 자세히 역설했습니다. 한비자의 ‘형명의술(術)’, 보직을기준으로성과따져상벌주라 신하들을 통제하고 관리하는 군주의 ‘권술(權術)’은 신불해가 먼저 주장했지만, 그는 ‘술치(術治)’의 이론으 로 만들어 내지 못했고 치밀하고 체계적인 시행 방법을 생각지도 못했습니다. 그의 뒤를 이은 후배 한비자가 ‘형명(形名)의 술’ 이론을 통해 술치를 사상적 · 이론적으로 완성시켜 역설했던 것입니다. 한비자에게 ‘술’은 ‘형(形)’과 ‘명(名)’으로 이루어진 신하 관리 · 통제의 정치 테크닉입니다. 이 ‘술’은 병가 사 상가인 ‘손자(孫子)’의 영향도 많이 받은 것 같습니다. 한비자만이 아니라 법가 사상가들 대부분이 병가의 영 향을 받았는데, 본래 중국에선 예로부터 군문(軍門) 없이 ‘법가’는 없다고 했지요. 사실 오늘날에도 군대를 관리하고 병사들을 통솔하는 부대 경영의 원칙과 노하우가 민간으로 보급되어 국가행정과 기업경영에 쓰이는 일들이 많은데요, 그때도 마찬가지였습니다. 1) 손자를 위시한 병가의 사상이 고대 중국의 정치와 행정의 장에도 대대적으로 도입이 되었는데, 특히 한비자도 영향을 받았지요. 2) 많은병력을적은수의병력을부리는것처럼할수있게하는것은바로 ‘형명’이라는것이다. 鬪衆如鬪寡,形名是也 - 『손자병법』, 「세(勢) 편」 ‘형명(形名)’의 방법으로 많은 병사들을 손쉽게 부릴 수 있다는 이야기인데, 군문(軍門)에서 나왔다고 하니 군대 일에 비유해 보죠. ‘명(名)’은 군인의 보직, 혹은 그에게 맡겨진 임무입니다. 형(形)은 밖으로 드러난 것으 로서 결과, 행위, 전적, 성과입니다. 군대는 명(名)을 기준으로 형(形)을 평가합니다. 즉, 보직수행을 잘했고 임 무를 이루어 냈다고 판단이 되면 ‘상’을 주고, 반대로 보직수행을 소홀히 했고 임무를 완수하지 못해 결과가 시원치 않으면 ‘벌’을 줍니다. 1) 현 대 경영학과 행정학, 조직학, 교육학 모두 1, 2차 세계대전에 큰 빚을 지고 있죠. 2) 고구려가 일찍이 『손자병법』을 비롯해서 많은 중국의 병서를 수용해 왔는데 병서들을 활용해 단순히 군사력만을 높인 게 아닙니다. 정치조직의 틀을 정비하고, 행정의 밀도를 높이고, 국가의 꼴과 체계를 갖추는 데 적극 활용하며 국력을 높여 갔지요. 80
Made with FlippingBook
RkJQdWJsaXNoZXIy ODExNj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