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면 지구대에서 경찰이 와서 조사를 하고, 지금은 DNA 검사도 합니다. 조사가 끝나면 구청에서 아이를 인 계받아 아동시립병원으로 데려가 건강검진을 하고, 이후 장애아동은 장애아시설로, 비장애아동들은 영아일시보 호소를 거쳐 보육원으로 보내집니다. 베이비박스로 들어온 아이들은 아이가 보육원으로 가 서 단독호적을 취득한 이후에야 입양이 가능합니다. 아이 를 입양하기 위해서는 가정법원의 허가가 있어야 하는데, 「입양특례법」에는 양자가 될 아동의 친생부모의 동의를 받도록 되어 있어요. 베이비박스에 들어온 아이들은 친생 부모가 출생신고를 못 한 아이들이니 친생부모의 동의를 받을 수 없고, 그래서 입양이 어려운 거죠. 지금까지 베이비박스에 들어온 아기들의 수가 1,313 명으로 알고 있는데요, 그중에서 안타까웠던 사례들이 있 다면 어떤 것일까요? 고등학교 재학 중에 임신을 해서 몰래 출산한 후에 아 기를 3층에서 던지고 자신도 투신자살을 하려던 엄마가 있었어요. 그런데 그 순간에 한 친구가 우연히 TV에 나온 베이비박스 얘기를 보고는 전화를 걸어 알려준 거예요. 난 곡동 베이비박스에 데려가면 아기를 살릴 수 있다더라. 그길로 택시를 타고 여기로 달려온 겁니다. 덕분에 아기 는 안전하게 보호될 수 있었고, 아이엄마는 위기 상담을 통해 지금은 대학생으로 학교에 잘 다니고 있어요. 또 한 아이는 엄마가 산에서 구덩이를 파놓고 출산을 했어요. 아기가 나오면 바로 파묻으려고 한 거죠. 출산 과 정을 들키지 않으려고 소리를 죽여가며 아이를 낳았는데, 태어난 아기의 울음소리를 듣고는 도저히 파묻을 수가 없어 흙 묻은 아이를 그대로 싸가지고 여기로 왔어요. 2007년, 8년에는 유난히 많은 아이들이 버려졌어요. 길거리에도 버려지고, 다리 밑이나 건물옥상, 전철역 무인보관함 같은 곳에도 버려졌죠. 아이들의 울음소리가 환청으로 들리고 환상으로 보이는 증세를 겪었어요. 아이들을 살리기 위해 뭐라도 하지 않으면 미칠 것 같았죠. 11 법무사 2018년 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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