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법무사 2월호

교 2학년을시작으로지금까지매일의기록, 그러니까 오늘 만난 사람은 누구이고, 일어 난 사건은 무엇인지 소소한 생활사들이 빼 곡히기록된방명록이었다. 그기록이어찌나꼼꼼한지친구의입대일 과친구아버지의퇴직일까지적혀있었다. “이렇게 적어두면 수십 년이 지난 후에 만 난사람도안부를물을수있거든. 내가사람 만나는 걸 좋아하다 보니 오래 기억하고 싶 어서 노트에 기록하기 시작했는데, 매일매 일 쓰다 보니 기록의 노하우나 편철 방법이 점점발전하게되면서이런거대한방명록이 되었네.” 처음에는인덱스카드에적기시작한것이, 노트로, 노트가 많아지니 지금과 같은 책자 로까지편철하기에이르렀다고한다. 오랜 시간이 흘러 기억도 잘 나지 않는 일 들을 어제 일처럼 기억하고 안부를 물어주 는 사람에게 어떤 사람인들 감동하지 않을 까. 배 법무사님은 이 방명록으로 인간관계 에큰도움을받았다고한다. 방명록도 그렇지만 배 법무사님은 재주가 많은 사람이다. 남색 체크무늬 셔츠 위에 살 포시 매여 있는 나비넥타이에서도 짐작했지 만, 예술에도 조예가 깊어서 색소폰과 피아 노 연주도 즐긴다. 색소폰은 실버단원으로 봉사도 하고 있고, 피아노는 사무실 한쪽에 들여놓고 외로울 때 가끔씩 혼자 즐긴다고 한다. 그뿐만이 아니다. 그는 발명가이기도 하 다. 아내와 함께 어르신들의 가려운 곳을 시 원하게 긁어주는 ‘kb효자손(kb는 아내의 애 칭)’을발명해실용신안특허까지받았다. kb효자손은기존효자손의손가락부분에대나무대신특수벨크로 (찍찍이)를붙여만든효자손이다. 피부조직에부드럽고섬세하게파고 들어대나무효자손보다시원한느낌을준다. 배 법무사님은 이 발명품 효자손 10,000개를 제작해 놓았는데 5,000개는복지시설과종교시설에기증하고, 나머지 5,000개는판매 해 그 수익금으로 개명봉사에 쓸 예정이다. 참으로 다재다능하고 절로 복을부르는품성을가진분이아닐수없다. 나도 실력 있고 덕망 있는 법무사가 되고 싶다 “신법무사님은내가볼때 10~20년후에는대성한법무사가되겠어 요.” 직원 한 사람 없이 혼자서 좌충우돌하며 뛰어다니는 후배 법무사가 당진까지 내려와 열성을 보이는 것이 대견스럽기도 하고, 안타깝기도 했던지 배 법무사님이 선배님으로서 과분한 칭찬과 덕담을 건네주셨 다. “사람이 겸손하고, 다른 사람을 배려하는 따뜻한 마음이 있어 보여. 그런사람이잘풀리게마련이지요.” 스스로 부족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지만, 칭찬은 언제나 기분이 좋 은법. 왠지그동안의힘겨움과피로가씻겨내려가는것같았다. “내가 법원에 재직할 때를 돌아보면, 대법관들 중에서도 법원 직원 들을 하대하지 않고 존중하면서 따뜻하게 대해주시는 분들은 퇴임 후 에도승승장구하지만, 야박하고차갑게대하던분들은퇴임후고전하 는경우가많았어요. 사람을소중히여기는사람은일도잘되는거야.” 삶의 오랜 경험에서 나오는 지혜를 나눠주심을 감사하게 생각하며, 필자는 선배님의 말씀대로 더욱 낮아진 마음으로 나의 고객들과 주변 사람들을소중하게생각해야겠다는다짐을해보았다. 「법무사가 달린다」 코너를 통해 전국에 계신 멋진 선배님들과 교류 하고, 풍부한 삶의 경험들을 나누면서 필자도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되는것같아서행복하고감사한마음뿐이다. 이를바탕으로필자도후 배들에게 좋은 선배로, 의뢰인들에게는 실력 있고 덕망 있는 법무사로 기억되길소망해본다. 45 법무사 2018년 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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