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 세상이 일치하지 않을 때 나는 어떤 삶을 살아야 할 것인가. 세상을 따를 것인가, 아니면 내 생각대로 살아갈 것인 가. 이럴 때 내 마음과 생각대로 자유인으로서 살아가고 싶은 것은 우리 모두의 바람이다. 하지만 현실은 결코 녹록하지 않 다. 나와 세상의 불일치로 불화가 생겨날 경우, 세상이 나에게 맞춰주지는 않기 때문이다. 세상은 나로 하여금 자기를 순순히 따를 것을 요구한다. 그것을 거부하고 내 방식대 로 살아갈 때 세상과의 불화에 따른 불편함을 감수해야 할지 모른다. 그래서 힘없는 나는 살아가면서 숱한 고민과 선택의 기로에 서게 된다. 고대 그리스 시대를 살았던 소크라테스는 이 어려운 문제 앞에서 자신을 지키는 실존적 결단을 내린 철학자였다. 그는 자신이 생각하는 진리를 지키기 위해, 살 길을 마다하고 기꺼이 독배를 들었던 단독자(單獨者)였다. 소크라테스는 생전에 저작을 남 기지 않았다. 우리가 읽고 있는 소크라테스의 이야기는 모두 제자 플라톤의 대화편을 통해 전해오는 내용이다. 소크라테스는 신을 부정하고 젊은이들을 타락시켰다는 죄목으로 고발되어 재판을 받게 된다. 죄목이야 그랬지만 실제로는 당시 정치 지도자들을 제대로 인정하지 않았 던 소크라테스를 젊은이들이 따르는 것에 대한 반감이 작용한 재판이었다. 그는 아테 네 시민법정에서 재판을 받게 되었고, 500명의 배심원들 앞에서 자기변론을 하게 된 다. 그 유명한 『소크라테스의 변명』은 이날의 변론들을 모은 책이다. 소크라테스는 연설을 통해 자신에 대한 고발과 재판이 부당하다고 주장하 며 고발장 내용을 하나하나 반박한다. 하지만 소크라테스는 결코 목숨을 구 걸하지 않았다. 그는 배심원들에게 자신의 무죄를 간청하지 않겠다고 밝힌 다. 오히려 그들을 가르치고 설득하겠다고 한다. 자신은 죄가 없고 앞으로도 변함없이 활동을 계속할 것이며, 자기를 죽인다면 아테네에 큰 손실이 될 것 이라고 당당하게 자기 변론을 한다. 법정에 선 것이 부끄럽지 않으냐는 질문을 받자 소크라테스는 이렇게 훈계했다. “조금이라도 쓸모 있는 사람이라면 어떤 행동을 할 때 옳은지 그른지, 착한 행동인 지 나쁜 행동인지만 고려할 것이 아니라, 살게 될 것인지 죽게 될 것인지를 저울질해 자신의 진리를 지킨 소크라테스 77 법무사 2018년 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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