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법무사 2월호

야 한다는 것이 그대의 생각이라면, 그대의 제안은 바람직하지 못하오.” 자신의 행동에 따라 사느냐 죽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 행동이 옳은 것이냐 그른 것이냐가 중요하다는 것이 소크라테스의 생각이었다. 그는 애당초 재판의 결과 에 따라 죽고 사는 것에는 관심이 없었다. 사실 소크라테스는 마음만 먹으면 목숨을 구할 길이 있었 다. 우선 시민법정에서의 태도였다. 그는 자신에 대한 혐의를 부인하는 데 머무르지 않고 시민배심원들을 향해 훈계를 계 속했다. 소크라테스는 말했다. 구차스럽게 목숨을 구하지 않 고 기꺼이 죽는 길을 택하겠다고. “하지만 앞에서도 위험 때문에 자유인답지 않은 일을 해서는 절대 안 된다고 생각 했듯, 지금도 이런 식으로 항변한 것에 대해 후회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저런 식으로 사느니보다 차라리 이런 식으로 항변하고 죽는 쪽을 택하겠습니다.” 유·무죄를 가리는 1차 투표 결과 280 대 220으로 유죄판결이 났다. 이어서 형량에 대한 판결에서 사형선고가 내려졌다. 만약 소크라테스가 시민법정에서 배심원들에 게 맞서지 않고 굽히는 태도를 보였더라면 애당초 유죄판결이 나지 않았을 수도 있다. 자신의 태도에 따라서는 무죄를 받거나, 유죄판결이 나더라도 사형을 면할 수 있었겠 지만, 소크라테스는 끝까지 굽히지 않았다. 소크라테스는 사형선고를 받고 시민법정을 나서면서도 결코 잘못을 인정하지 않 았다. 자신에게 사형선고를 내린 배심원들이 옳은지, 자신이 옳은지는 오직 신만이 알 것이라고 했다. “아니, 벌써 떠날 시간이 되었군요. 나는 죽으러, 여러분은 살러 갈 시간이. 우리 중 어느 쪽이 더 좋은 일을 향해 가고 있는지는 신 말고는 그 누구도 알지 못합니다.” 두 번째로 살 수 있었던 길은 탈옥이었다. 사형선고를 받은 소크라테스는 감옥에서 독배를 받을 날만 기다리고 있었다. 그런데 친구 크리톤이 이른 아침에 찾아와 탈옥 죽음조차 피하지 않은 단독자 문화의 힘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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