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 사용이 가능한 약이다. 실제 대장암 말기환자 중 60% 정도만 유전자가 일치하고 40%는 투여가 불가능하다. 다행히 필자는 유전자검사 결과가 일치해 투약할 수 있 었다. 투약 이후 확실히 증세가 호전되었다. 이때부터 ‘나 는 운이 좋은 사람’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병원 치료 믿고 평소대로 생활하는 ‘FM치료법’ 어느새 2년의 시간이 흘렀다. 그동안 필자는 21번의 항 암치료, 4번의 수술, 54번의 방사선치료를 받았다. 그야 말로 암과의 ‘사투’였다. 그리고 지금은 완전히 완치된 것 은 아니지만, 치열한 전투 상황은 지나고 종전을 앞둔 소 강상태에 접어들었다. 암울하고 황당했지만, 결국 나는 암과의 싸움에서 승리 한 것이다. 당신은 어떻게 4기암, 그것도 대장암과 식도암, 폐와 간까지 전이된 중증다발성 암을 극복할 수 있었냐고 묻는다면, 나는 한눈팔지 않고 병원의 치료만을 믿는 기 본에 충실했기 때문이라고 말하고 싶다. 인터넷 등 시중에는 암 치유법과 관련된 수많은 정보들 이 떠돈다. 내가 암에 걸렸다는 사실을 전해 들은 주변 지 인들은 어디서 들었는지 제각각 특효법이라며 수많은 조 언을 했다. 그리고 암환자의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심정 을 이용해 검증되지 않은 다양한 치료의 유혹을 해오는 이들도 부지기수였다. 그러나 나는 그 모든 것들을 뒤로하고 묵묵히 나만의 치 료원칙을 지켜나갔다. 첫째는 기왕에 살아왔던 삶을 건드 리지 않는 것이다. 암 투병이라는 명목으로 산으로 도피하 거나 억지로 병상에 눕는 일은 하지 않고 평소의 생활방식 을 그대로 지키면서 현실을 이어나가겠다고 다짐했다. 둘째는 어리광을 부리지 않겠다는 것이다. 아픈 것이 벼 슬인가. 발병은 내 책임이다. 아프다고 어리광 부리면서 주변사람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으려 했다. 그리고 셋 째는 이미 벌어진 일, 고통스러워하기보다는 치료를 즐기려고 노력했다. 마지막 넷째는 앞서 말했듯이 병 원의 치료를 FM대로 믿고 따르려고 했다. 이러한 원 칙들이 암 치유에서 큰 역할을 했다고 믿는다. 현대인에게 암은 어느 날, 누구에게나 운명처럼 다 가올 수 있는 질병이다. 설마 하던 나 자신도 그 누구 나에서 결코 피해갈 수 없었다. 그래서 나는 아직 암 과의 전투에서 겪은 고통과 기억이 사라지기 전에 내 가 겪은 모든 것을 기록으로 남기기로 했다. 그 결과물이 지난해 11월, 『아직은 죽지 못하는 이유』 라는 한 권의 책으로 나타났다. 그동안 필자는 물질적 으로 정신적으로 많은 분들의 도움을 받았다. 그분들의 관심과 지원 덕분에 아직은 내가 죽지 못하고 살아야만 하는 이유, 그리고 이렇게 살아 있는 이유를 발견할 수 있었다. 지면으로나마 그 모든 분들에게 감사드린다. 삶은 태어난 자의 권리이기도 하지만, 죽음을 맞을 수 있는 의무이기도 하다. 나의 이야기가 지금 암의 고통을 견뎌야 하는 사람들, 그리고 건강한 모든 사람 들까지도 삶과 죽음에 관해 한 번쯤 깊이 생각해 보 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83 법무사 2018년 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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