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피노자(Baruch de Spinoza)도 대중들로부터의 평판에서 명예를 찾으려 하는 사 람은 불안하게 살 수밖에 없음을 『에티카』에서 지적한다. “대중의 의견에서 명예를 찾으려는 사람은 매일매일 걱정 속에서 불안해하면서 평 판을 보존하기 위해 애쓰고 그것을 지키려고 행동하며 그것을 지키려고 계획한다. 왜 냐하면 대중은 변덕스럽고 한결같지 못하므로 평판이 보존되지 못할 경우 재빨리 사 라지기 때문이다.” 스피노자는 대중을 그다지 신뢰하지 않았다. 그들은 변덕스러운 존재이다. 그러니 그들로부터의 평판에 매달리지 말라고 했다. 루소나 스피노자의 얘기는 자기 외부로부터의 평판에 중심을 두고 사는 사람은 자 유로운 삶을 누릴 수 없음을 말하고 있다. 삶의 중심이 나의 내부에 자리할 때, 비로소 인간은 속박 받지 않고 내가 선택하는 자유로운 삶을 구가할 수 있다. 내가 지금 살고 있는 삶은 진정 나의 것인가. 타인들의 시선을 의식해, 타인 들의 욕망을 대신 부여잡고 살고 있는 것은 아닌가. 지금 내가 매달려 있는 삶 의 목표들이 나의 내면에서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외부로부터 주어진 것이라 면, 나는 다른 사람들이 원하는 삶을 대신 살고 있는 것일 뿐, 내 삶의 주인이 아닌 것이다. 어떻게 해야 나는 ‘타인의 삶’이 아닌 ‘나의 삶’을 살 수 있을 것인 가. 나를 찾아야 자유로운 삶의 길을 찾을 수 있다. 그런데 내가 자유인으로 살아가려는 생각을 방해하는 많 은 것들이 있다. 세상의 사람들은 다른 사람을 함부로 규정하 는 데 익숙하다. 성공한 사람과 실패한 사람, 행복한 사람과 불행한 사람, 선한 사람과 악한 사람…. 하지만 겉으로 드러난 타인의 겉모습만 갖고 그를 규정하 는 데 우리는 조심스러워할 필요가 있다. 우리 삶에서 무엇이 성공이고 실패인지, 행복이고 불행인지, 선이고 악인지에 대한 절대적인 잣대란 없기 에 그러하다. 그 의미는 저마다 다를 수 있다. 자기의 잣대를 절대시하며 타인을 함부 답변하지 않을 권리, 소속되지 않을 자유 83 법무사 2018년 3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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