끊임없이 개인의 정체성을 묻고, 그에 대한 고백을 들으려 하는 사회의 집착증. 데 리다는 그 같은 강요를 거부할 권리를 말하고 있는 것이다. 나를 강압하는 폭력 앞에 주눅 들지 말자. 너는 누구냐고 묻는다고 해서 내가 답변할 의무가 있는 것은 아니다. 침묵하는 것조차 나의 권리이다. 우리의 바람과는 달리, 자유로운 삶을 살기 어렵게 만드는 이처럼 많은 환경들이 존재한다. 그렇다면 환경이 어려우니 그냥 살던 대로 사는 것이 능사일까. 여기 중국 당나라 때 임 제의현(臨濟義玄) 선사의 유명한 ‘살불살조’(殺佛殺祖) 얘기 가 있다. “법에 맞는 올바른 견해를 얻고자 한다면 다른 사람에게 미혹을 당하지 말 아야 한다. 안으로 향하건 밖으로 향하건 만나는 대로 바로 죽여라. 부처를 만 나면 부처를 죽이고, 조사를 만나면 조사를 죽이고, 아라한을 만나면 아라한 을 죽이고, 부모를 만나면 부모를 죽이고, 친척권속을 만나면 친척권속을 죽 여라. 그래야 비로소 해탈하게 된다. 이렇게 되면 사물에 구속되지 않고 자유 자재하게 될 것이다.” 스님의 입에서 부처를 죽이라는 말이 나온 것이 놀랍지 않은가. 나를 속박하고 얽 어매는 것들을 모두 부숴버리라는 뜻이다. 심지어 종교적 권위로 만들어진 우상조차 도 부숴버려야 진정한 해탈과 자유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 어떤 권위에도 갇히 지 말고 우리를 구속하는 모든 속박으로부터 자유를 얻어야, 우리는 스스로 주인이 될 수 있고 참된 진리를 얻을 수 있다. 자유로운 삶의 요체는 내 자신이 삶의 주인이 되어, 다른 누가 아닌 내가 선택하는 대로 살아가는 것이다. 내가 원하는 삶이 무엇인지조차 찾아내지 못한 채 단지 상황 에 맞추어 살아가는 방식으로는 자유인의 삶을 꿈꾸기 어렵다. 자유인으로 살아간다 는 것은 그저 되는 대로, 흘러가는 대로 살아간다는 것과는 다르다. 거저 얻어지는 자 유는 없다. 그것을 얻기 위한 의지와 노력이 있는 사람만이 자유를 가질 수 있다. 자유 인은 내가 원하는 삶을 사는 사람이다. 자유로운 삶의 주인 되기 85 법무사 2018년 3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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