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법무사 4월호

지않는것이다. 여기에는다양한스펙트럼이있다. 즉, 문화계성폭력에 는 동의하지만 정치인의 그것에는 동의하지 않는다거나 정치인의 경우도 대상에 따라 다르게 반응하는 식이다. 물론 사안에 따라 성폭력 여부가 명확하지 않은 경우도 있고, 때로는 실제 무고인 경우도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중 요한 것은 진위가 가려지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지레짐 작으로 피해자를 비난하거나 미투운동이 오염됐다는 식 으로 미투운동 자체의 의미를 퇴색시키려는 시도들의 문 제다. ‘미투운동의 오염’이라는 말에는 진짜 미투에는 동의하 지만 가짜 미투에는 반대한다는 의미가 내포돼 있다. 그 러나미투운동의본질은몇몇가해자의처벌이아니라성 차별적문화자체에대한고발과개선에있다. 남성권력이 가지는 가해자성에 대한 성찰과 반성 없이 미투의 진위 여부를 가리려는 행위는 미투운동의 본질을 오해했거나 성폭력 문제를 소수의 일탈행위로 치부하려는 것에 다름 아니다. 성폭력 문제가 소수의 일탈행위라면 여성 대부분이 피 해자성을 가질 이유는 없을 것이다. 또, 여성들이 자신의 일생에서겪은크고작은성폭력을특정남성의문제라고 생각했다면 지금과 같은 폭로와 고발도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여성의 순결을 강조하는 가부장적 문화에서 수치 심때문에은폐하거나자책감에빠지는일이여전히계속 되고있을것이다. 성폭력없는세상 = 성차별없는세상 이밖에도미투운동을호도하려는여러시도들이있다. 대표적인 것이 보수 정치세력의 음모라는 주장이다. 성폭 력 행위로 고발당한 남성의 다수가 개혁·진보 진영에 속 하기 때문에 나온 말이다. 이 같은 주장을 하는 사람에는 전·현직 여성 국회의원들도 포함돼 있는데 여성이 함께한 다고해서주장의신뢰를더하는이유는될수없다. 앞서여대에서패거리행동을한대학교의학생중에는 여학생도있었다. 남성성을우위로생각하는문화에서여 성이 남성성을 내재하는 것은 흔한 일이다. 특히 권력을 가진 여성들에서는 더욱 쉽게 일어날 수 있다. 같은 여성 이지만여성일반이갖는피해자성을자각할기회가상대 적으로적기때문이다. 미투운동이 보수 정치세력의 음모라는 주장은 시대를 역행하는 사고이기도 하다. 1980년 광주민주화운동 이후 오랜 동안 민주 대 반민주의 이분법적 전선이 한국사회를 지배했다. 그속에서여성인권문제는부차적인것으로치 부되어왔다. 하지만현재의미투운동은성차별문제가민 주와반민주, 그리고개혁과보수를망라하는것이라는자 각속에일어난것이다. 즉, 미투운동은진영논리가아니라 오히려진영논리가깨졌기때문에가능해졌다는얘기다. 미투운동을 권력 일반의 문제로 치환하는 논리도 문제 가 있다. 보좌관이 여성 국회의원을, 기사가 사모님을 성 폭행하는경우는없기때문에권력일반에문제제기를해 야지 성 권력만을 문제시하냐는 논리다. 물론 성폭력도 권력의 문제다. 그런데 모든 권력이 차별에서 비롯되듯이 성폭력도성차별에서출발한다. 따라서성폭력을권력일 반의 문제로 치환하는 것은 성차별을 은폐한 채 특정 권 력을 비호하려는 시도에 불과하다는 비판을 받을 수밖에 없다. 성폭력에 대한 여성의 발화는 이제 거스를 수 없는 대 세가 되었다. 앞으로 더 많은 폭로와 고발이 성차별과 그 에 따른 성폭력을 주저하게 만드는 경험칙을 형성하리라 는것을쉽게예상할수있다. 그때가되면지금과같은시 각차도 사라질 수 있을 것이다. 성차별이 없어질 때 비로 소 남녀는 같은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볼 수 있게 될 것이 다. 이제 시작이다. 여러분은 이 거대한 물결에 떠밀려 갈 것인가, 아니면적극성찰하고동참할것인가. 19 법무사 2018년 4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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