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법무사 4월호

행복의 맛을 볼 수 있다면 바로 그런 표정이 아닐까 싶게 활짝 웃어 보 였다. 호스피스 봉사, ‘삶과 죽음’ 성찰하는 시간 해외봉사 외 신 법무사가 요즘 새롭게 공을 들이고 있는 봉사활동이 있다. 바로 호스피스 병동 자원봉사다. 주기적으로 서울성모병원의 호스피스 병동을 찾아 임종기의 환자들 에게 목욕이나 면도를 해주거나 손톱·발톱을 깎아주는 등의 돌봄 봉사 를 하고 있는 것이다. 호스피스병동 봉사는 다른 봉사활동과 달리 휴대폰 사용을 금하는 등 규율이 매우 엄격하다고 한다. 임종기에 있는 환자들을 상대하다 보니 조그마한 실수도 환자들에 게 부담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자원봉사에는 어느 정도 이골 이 났다고 자부하는 그도 자주 혼이 나고 있다고. “호스피스병동 자원봉사를 하면서부터는 죽음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해보게 돼요. 그곳은 모두가 더 이상 치료를 할 수 없어 죽음을 기다리 는 환자들이 있는 곳인데, 이제 겨우 두서너 살밖에 안 된 아기들이나 어린아이들이 임종을 기다리는 경우도 있거든요. 이제 막 걸음마를 시작해 한창 재롱 피우고 건강하게 자라나야 할 아이들이 곧 삶을 놓아야 한다고 생각하면 가슴이 먹먹해지죠. 그럴 때면 삶과 죽음이 무엇인가 저절로 고민을 해보게 됩니다.” 그래서인지 호스피스병동의 어린 환자들은 나이답지 않게 매우 어 른스럽다고 한다. 자신을 간호해주는 간호사나 부모에게도 사랑한다 는 말을 자주 하고, 아픈 것도 잘 참아낸다는 것이다. 죽음 앞에서는 어린아이라 해도 세속의 끈에서 초연해지는 것일까. 왠지 숙연해지는 대목이다. “호스피스병동에서는 늘 사랑과 용서, 화해와 같은 말들이 오간답니 다. 자원봉사자들도 환자들에게 가족 간에 못다 한 이야기를 많이 나 누시도록 권하고, 특히 사랑한다는 말을 자주 해주시라고 말씀드리죠. 죽음을 기다리는 고통 대신에 지난 생을 정리하며 사랑과 용서, 화해 를 통해 남은 시간을 따뜻하고 편안한 마음으로 보내실 수 있도록 도 와드리는 것이죠.” 법무사로 일하며 사회복지사 자격을 취득 하고, 오랜 시간 봉사활동에 전념해 오면서 나름대로는 행복하고 의미 있는 시간을 보냈 지만, 그에게는 마음 한구석에 자녀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있다. 사회생활을 하다 늦깎이로 법무사시험을 준비하면서 공부와 돈벌이를 병행하느라 한 창 부모의 따뜻한 배려와 손길을 필요로 하 는 중·고등학생 시절에 많은 관심을 가져주 지 못한 탓이다. “1차시험 끝나면 바로 돈 벌러 나가고, 2차 시험 끝나면 또 돈 벌러 나가고 하는 생활이 지속되다 보니 제대로 된 대화를 하거나 정 서적 교류를 잘 하지 못했어요. 그때는 정말 마음의 여유가 없더라고요. 아이들에게는 늘 빚진 마음이죠.” 그래서 지금은 모두 성인이 된 자녀들에 게 항상 응원하는 마음으로 산다는 신 법무 사다. 무엇을 하든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할 수 있도록 지지해주고, 일체의 참견 없이 묵 묵히 바라보는 것이 부모의 역할이라고 믿고 있다. 색소폰 배워 치유 봉사하고파 “요즘은 색소폰을 열심히 배우고 있어요. 지금 한 1년 정도 연습했는데 좀 더 배워서 봉사해야죠. 사람들 앞에서 제대로 연주할 정도가 되면 마음이 아픈 사람들에게 들려 주고, 조금이나마 마음의 위로를 받을 수 있 도록 해주고 싶어요.” 법무 뉴스 ‘법무사가 달린다’ 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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