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계속되고 있는 미투 고발을 지켜보노라면 우리 인간들 의 욕망이 얼마나 거칠고 때로는 흉포한가를 새삼 생각하게 된다. 자신의 성적(性的) 욕망을 채우기 위해 타인에게 씻을 수 없는 고통을 안겨준다. 특히 권력의 욕망을 달성한 사람들이 권력관계를 이용하여 성폭력을 자행한다. 타인의 아픔은 아랑 곳하지 않는 이기적 욕망이며, 주체할 줄 모르는 탐욕이다. 톨스토이의 단편 「사람에게는 얼마만큼의 땅이 필요한가」는 욕망의 질주를 하다가 죽어간 삶의 얘기를 담고 있다. 시골에 살던 빠흠은 땅을 갖고 싶은 욕망에 돈을 모아 조금씩 땅을 사 모은다. 땅을 더 살 데가 없나 알아보던 그는 어느 마을에 가면 아주 싼 가격에 얼마든지 땅을 살 수 있다는 얘기를 듣고 그곳으로 떠난다. 그곳의 촌장은 빠흠에게 하루 동안 돌아다닌 땅이 그의 것이 된다며, 하지만 해가 질 때까지 아침에 출발한 장소로 돌아오지 못하면 돈을 잃게 된다는 조건을 달았다. 설렘에 잠을 이루지 못했던 빠흠은 동이 트자마자 걷기 시작한다. 더 넓은 땅을 자 기 것으로 만들기 위해 걷고 또 걸었다. 힘들었지만 “조금만 더 견디면 평생 호강한다” 는 일념으로. 해가 질 시간이 되어갔지만 돌아갈 길이 너무 멀었다. 힘들었지만 속도 를 냈고 마침내 뛰기 시작했다. 빠흠은 힘들어서 못 견딜 것 같았고, 이러다가 죽겠다 는 생각을 했다. 출발지에서 기다리던 촌장 앞에서 빠흠은 다리에 힘이 풀려 넘어졌다. 촌장이 소리 쳤다. “넓은 땅을 갖게 되었군!” 그때 빠흠의 입에서는 피가 쏟아져 나왔고 시체가 되어 쓰러졌다. 일꾼이 삽을 들고 빠흠의 무덤을 파서 그를 묻었다. 머리에서 발끝까지 그가 차지한 땅은 결국 2미터 남 짓이었다. 빠흠에게 정말로 필요한 땅은 2미터뿐이었지만, 지나친 탐욕 때문에 그는 그렇게 죽고 말았다. 어디 빠흠뿐이겠는가. 그래서 쇼펜하우어는 “세계는 바로 지옥”이라고 했다. 인간은 살아 있는 한 주체하지 못하는 욕망 때문에 고통스러울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인간의 맹목적인 충동의 의지는 마음속에 욕망을 낳는다. 인간은 이 욕망을 채우기 위해 휴식 없는 노력을 끝없이 하게 된다. 인간은 욕망을 좇는 존재이며 욕망의 덩어리다. 끝없는 욕망이 안겨주는 파멸 81 법무사 2018년 4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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