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법무사 4월호
벽한세자로만들려고애를쓴다. 그러나 기대에 어긋난 사도세자의 모습에 영조는 거듭 책망을 하고 그럴수록 사도 세자는강박증에사로잡혀제정신을잃는지경에처하게되어, 결국뒤주에갇혀죽게 된다. 영조는사도세자를향해 “넌네존재자체가역모야!”라고까지하며아들의자존 감을 무너뜨린다. 그러나 사도세자는 “나는 그리 살고 싶지도 않고, 살 수도 없소”라고 외치며아버지의강압을거부한다. 아버지가아닌자기의삶을살고자하는절규였다. 우리도 마찬가지다. 내가 지금 갖고 있는 욕망은 진정 나의 것인가. 타인들의 시선 을의식해, 타인들의욕망을대신부여잡고살고있는것은아닌가. 내가진정으로원 했던 삶은 어떤 것이었을까. 지금 내가 매달려 있는 욕망이 나의 내면에서 만들어진 것이아니라외부로부터주어진것이라는사실앞에서, 내삶의불공정함과부당함과 비극이생겨난다. 타자가원하는삶을살고있는나는내삶의주인이아닌것이다. 어 떻게해야우리는타인의삶이아닌나의삶을살수있을까. 우리 자식들의 경우도 그러하다. 정신분석학자 프로이트는 자식에 대한 부모의 사 랑 속에는 다시 살아난 부모의 나르시시즘이 있음을 간파한다. 아이는 부모가 이루 지 못한 꿈을 이뤄야 한다. 사내아이는 자기 아버지를 대신하여 위대한 사람이 되고 영웅이되어야하며, 계집아이는어머니가이루지못한꿈에대한뒤늦은보상이지만 잘생긴왕자와결혼하여야한다. 이모든것은현실의압박을심하게받아자아가위협받는부모의나르시시즘이자 식에게서 피난처를 찾아 안정된 위치를 유지하려는 것에 불과하다. 감동적이기는 하 지만 근본적으로는 유치한 속성을 지닌 부모의 사랑이란, 결국 부모의 나르시시즘을 자식이라는대상에게그대로내보이는것에불과하다. 바로 오늘 우리들의 얘기다. 부모들은 자신이 못다 이룬 꿈을 아이들을 통해 실현 하려 한다. 어느 사이 아이들은 아버지가 혹은 어머니가 이루지 못했던 꿈을 대신 이 루려고 나서는 존재가 되고 만다. 그리하여 아이들의 욕망은 다름 아닌 타자로서 부 모의욕망이다. 우리아이들로하여금부모의삶이아닌자신의삶을살수있도록해주어야할책 임을 우리는 갖고 있다. 나도, 나의 자식들도 자신의 얼굴을 갖고 살 수 있도록 하자. 자기가 살고 싶은 삶이 어떤 것인지 생각해볼 겨를도 없이, 부모의 삶을 대신 살아야 하는우리아이들은과연행복할까. 83 법무사 2018년 4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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