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법무사 6월호

자도 사진 찍기만 연습하면 필생의 로망인 ‘여행 산문사 진작가’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지난 4월 27일,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 의 ‘남북정상회담’은 정파를 떠나 아무리 다시 보고 또 봐도 감동의 연속이었다. 둘이 판문점의 남북 경계선에 서 첫 만남의 악수와 인사를 나누는가 싶더니 그새 문 재인 대통령이 깜짝 경계선을 넘어 북한 땅을 10여 초 간 밟았다. 혹자는 김정은 위원장의 ‘납북’이라고 하고, 혹자는 문재인 대통령의 ‘자진월북’이라고 하지만 무엇이 됐건 감동적이긴 마찬가지다. 정상회담만큼 한반도 사정이 순항한다면 부산, 목포에서 기차 타고 신의주나 원산 거 쳐 시베리아를 횡단해 독일이나 프랑스에 이를 날도 머 지않았다. 백두산에 오르기 위해 중국에 가지 않아도 되고, 개 마고원 트래킹에 금강산 일만이천봉 오를 날도 머지않 았다. 그러니 ‘여행 산문사진작가’의 꿈이 꿈으로 끝나서 는 절대로 안 될 일 아니겠는가! 느긋하게 팔도를 유람하며 쓰고 찍은 사진들로 돈을 벌고, 그 돈으로 다시 여행을 하고, 그 여행이 다시 돈이 되는 선순환의 취미란 정말이지 생각만 해도 가슴 뿌듯 한 일이다. 여행전문 사진작가 중 이 책 『1장 1단』의 정현 진 작가는 일찍부터 직업적 사진작가지만, 신문사 은퇴 후 전업 산문사진 여행작가로서 이름을 얻고 있는 이호 준 작가는 더욱 직업인들의 롤모델이다. 비슷한 꿈으로 늦깎이 시(詩) 공부를 하며 사진이나 드로잉 공부를 하는 사람들도 있다. 이생진 시인의 불멸 의 시집 『그리운 바다 성산포』의 아름다운 시와 시인이 직접 그려 넣은 스케치 그림에 반한 사람들이다. 이 대 목에서 다시 정현진 작가의 『1장 1단』으로 되돌아간다. 선택 이른 아침, 여행지에서 해변을 산책하고 있었다. 피로감이 느껴질 즈음, 서로 다른 두 의자가 눈에 들어왔다. ‘가만, 어떤 의자에 앉아볼까?’ 등받이 의자는 등을 기댈 수 있지만 눕기에는 불편하다. 민의자는 누울 수는 있지만 등을 기댈 수 없다. 취향이나 피로도에 따라 선택이 다를지 모른다. 한 의자를 선택했다가 시간이 지나면 다른 의자로 옮겨 갈 수 있다. 아니면, 한번 선택한 의자에 줄곧 앉아 주어진 시간을 보낼 수도 있다. 학교, 친구, 배우자, 직장... 살아오면서 많은 선택들을 해왔다. 모든 대상들은 그 당시의 필요와 상황에 따라 장점이 단점이 되고, 단점이 장점이 될 수 있다. 지금까지, 나는 어떤 선택과 원칙을 지켜왔는가? 정현진 작가의 사진은 뛰어나다. 그러나 산문은 어렵 지 않다. 조금만 글쓰기에 정성을 기울이면 누구든 쓸 수 있는 수준이다. 은퇴 후 ‘여행, 산문, 사진’이나 풍경을 그리는 시인이 되고 싶은 꿈이 있다면 ‘그냥 카메라와 볼펜, 노트 들고 훌쩍 떠나면 되는 것’이다. 물론 글쓰기, 사진, 드로잉, 시작(詩作) 등 필요한 능 력을 평소에 미리 조금씩 갖추어 둔다면 훨씬 출발이 가볍기는 하겠지만. 실제 평소의 의미 없는 허송세월보 다 일석이조의 즐기는 허송세월이 늦깎이 대가(大家)를 만드는 사례는 아주 많다. 70세 넘어 화가로 데뷔해 실 력을 인정받은 미국의 국민화가 모지스 할머니도 있고. 자, 시작하자! 아, ‘1장 1단’은 ‘한 장의 사진, 하나의 단 상’을 뜻한다. 누구든 쓸 수 있고, 찍을 수 있다 89 법무사 2018년 6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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