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법무사 7월호

홍익대 이선영 교수가 정립한 비속어와 욕설의 개념에 따르면, ‘비어’는 ‘대상을 낮추거나 낮잡아 얕보는 말’, ‘속 어’는 ‘통속적으로쓰는속된말’, 욕설은 ‘남을모욕하거나 저주하는말’이다. 결론적으로 속어는 점잖지 못한 말이지만 남을 비하 하는 의미는 없는 반면, 비어와 욕설은 상대방에 대한 비 하와 무시를 그 속성으로 하고 있다. 비어에 속하는 말로 는 “년, 놈, 호구, 쓰레기” 등이있으며욕설에해당하는말 은 “존나(좆나, 졸라), 씨발(시발), 병신, 새끼, 개새끼, 미친, 년, 씨발년, 엠창(엄창), 미친, 씨, 미친놈, 씨발새끼, 뿅신, 찌질이, 썁 숑, 썅년, 썅, 니미, 병맛, 애자, 뻑큐, 니미럴, 깡 패, 창녀, 젠장, shut up, son of bitch, 개, 똘추, 좆까, hel, 느그엄마, 바보, 좆되다” 등이있다. 위에서도알수있듯이우리말에서자주사용되는욕설 에 등장하는 대상은 ▵여성, ▵성기 및 성행위, ▵장애인, 세가지범주가있다. 즉, 이세영역이우리문화에서가장 천하고더럽고나쁜것으로차별받아왔다는뜻이다. 그런데이세가지범주중 ‘성기및성행위’는유교사회 에서그자체가속된것으로치부되어온것으로여성이나 장애인의범주와는조금다른면이있다. 하지만여기에도 남녀차이가존재한다. ‘얼굴마담’이남성이면, 뭐라고부르나요? 비속어에드러난권력담론의재생산을연구한한논문 에 따르면, 여성의 성기를 언급한 비속어가 대개 ‘비하’와 ‘폄훼’, ‘모욕’과 같은 언어적 효과를 지니는 데 반해, 남성 의성기를언급한비속어는단순히지시나강조의기능만 을가지는경우가많다고한다. 예를들어 ‘씹순이’, ‘십년’, ‘갭지’, ‘개꼭지’ 등여성의성기 관련 비속어와 달리 ‘가운데뿌리’, ‘고추자지’, ‘똘똘이’ 등 남성성기관련비속어는성적모욕감이덜나타난다는것 이다. 성이나 성기 자체를 더러운 것으로 여기는 것은 같 지만, 그중에서도여성의그것이보다더열등하고불결한 것으로간주된다는뜻이다. 이는 우리 문화에서 오랫동안 차별받아온 대상이 바로 여성과 장애인이라는 것을 알 수 있게 한다. 특히 여성을 대상으로한욕설은어느사회를막론하고압도적으로높 은 비중을 보이는데, 그 내용은 외모나 신체뿐 아니라 태 도와행동, 사회적활동에이르기까지전방위적이다. 예를 들어 ‘치맛바람’이나 ‘꼬리치다’처럼 태도를 욕하 는 단어는 대체로 여성과 관련돼 있다. 또 나이 든 여성을 가리키는욕설에 ‘망구’, ‘망구탱이’, ‘뭉치’, ‘쪼그랑할멈’, ‘할 마씨’, ‘할망구’ 등이 있고, 나이 어린 여성을 가리키는 욕 설에도 ‘비조리’, ‘어린년’, ‘풋조개’, ‘햇것’ 등이있다. 그러나 이에 상응하는 남성형 욕은 찾아보기 어렵다. 심지어 똑같은 사회활동에 대한 욕설이라도 여성형만 존 재하는 경우가 많다. 한때 여관에서 심부름하는 사람을 ‘여관바리’라 불렀는데, 여기서 ‘바리’는 놋쇠로 만든 여자 의 밥그릇을 말한다. 비슷한말로 전화 받는 심부름꾼을 ‘전화바리’로불렀다. 70, 80년대에는 공장에서 일하는 노동자를 ‘공돌이’, ‘공순이’라 불렀는데, ‘공돌이’보다는 ‘공순이’란 말이 훨씬 널리 사용되었다. 또, 남녀가 똑같이 바람을 피워도, 바람 핀 유부녀를 뜻하는 ‘자유부인’이라는 말은 있어도 바람 핀 유부남을 뜻하는 ‘자유남편’이라는 말은 없으며, 어떤 모임이나 조직에서 명목상 대표를 부르는 ‘얼굴마담’이라 는말도, 상응하는남성형언어가없다. 이는 저항운동을 하는 엘리트 집단에서도 마찬가지였 다. 1980년대 마르크스주의 저항운동이 풍미할 때 ‘맑스 걸’이나 ‘엥겔스레이디’라는 말은 있었지만, 같은 의미로 남성형의 ‘맑스보이’나 ‘엥겔스맨’이라는 말은 없었다. 같 은사상을가졌더라도유독여성의경우에만잘난체하거 나우쭐대는것으로받아들여졌다는의미다. 우리 역사에서는 차별이나 혐오를 넘어 특별한 사회적 24 시사속법률 차별은가고인권이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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