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법무사 10월호
예술가의 길, 법무사의 길 가을비가 촉촉이 내리던 지난 9월 20일 저녁 7시, 수원에서 가장 좋은 시설을 갖춘 공연장으로알려진 ‘수원 SK아트리움’에서는 의미있는공연하나가막막을열었다. 법무사이자 아마추어 바리톤 성악가로 활 동하고 있는 은성기 법무사의 ‘독거노인 후 원 음악회’다. 비가 오는 평일이고 교통이 매 우 불편한 곳이었음에도 불구하고, 300석 규모의공연장좌석이만석에가까울정도로 많은사람들이공연을보기위해찾아왔다. 법무사중에는시인이나소설가, 연극배우 등 예술가로 활동하는 분들이 많지만, 이렇 게성악가로활동하며후원음악회까지개최 하는 경우는 처음인 것 같아 그 사연이 궁금 해졌다. “올여름이 유난히 더웠잖아요. 어느 날 TV를 보는데, 한 평도 안 되는 작은 쪽방에 서독거노인들이선풍기도없이부채질을하 며 더위와 싸우고 있더군요. 많이 안타까웠 어요. 뭐라도 도울 방법이 없을까 생각하다 가 제 재능을 살려 후원 음악회를 열어보기 로 했죠. 음악회를 통해 들어오는 후원금을 수년간 봉사활동을 해온 원천동사무소(수원 시영통구)에기부하려고합니다.” 은성기 법무사는 검찰수사관으로 일하다 1999년 법무사로 개업했다. 그는 수원에서 늦둥이로 태어나 어릴 때부터 유난히 그림 과 노래하는 것을 좋아했던 감수성 많은 소 년이었다. 그러나중학교졸업 3일만에아버님이돌 아가시고가세가급격히기울자생계를위해 어쩔수없이검찰공무원으로진로를바꾸었다. “아마도 평범한 집안형편만 됐어도 저는 예술계통으로 갔을 거예요. 하지만, 당장가족들생계가막막한상황이었으니도리가없었죠. 검찰 수사관이 되니 업무도 딱딱하고 항상 긴장 속에서 일해야 해서 업무 만족도가높지않았어요. 힘든시절이었죠.” 하지만 어느 날, 그의 마음을 돌려놓는 사건 하나가 발생한다. 강제 집행면탈죄로수사중인사건이있었는데, 그사건의피해자는환경미 화원으로 가해자로 인해 식물인간이 되어 가정이 풍비박산된 상태였 다. 그러나 사건의 가해자는 단돈 500만 원을 공탁한 것이 전부였고, 검사의무혐의결정이후재수사를받고있었다. 담당 수사관이었던 은 법무사는 사건의 피해자가 매우 억울한 상황 이라는생각이들었다. 그때부터 10개월을수표추적등수사에매달려 결국 결정적인 증거를 찾아냈다. 가해자가 피해자의 강제집행을 피해 보려고 임대차계약서에 임차인을 누나로 해놓았지만, 은 법무사가 해 당구청까지찾아가가해자의이름으로된진짜계약서를찾아낸것이 다. 결국 이로 인해 가해자는 실형 선고를 받았고, 피해자는 민사소송 에서제대로된피해배상을받을수있었다. “그사건은법조인으로서내게도할일이있다는생각을하게해주었 어요. 범죄피해자를도왔듯이일반시민들을위한법률구조활동으로 삶의보람을찾고싶었죠. 그래서법원을퇴직하고법무사사무소를개 업하게되었어요.” 노래가 사람들의 마음에 위안을 줄 때 은 법무사는 직원이 1명뿐인 작은 사무소를 홀로 운영 중이다. 큰 수 입은 바라지 못하지만 수원지방법원 민사조정위원, 경기도청 법률상 담위원, 수원시공동주택관리전문감사관등지역사회의공적활동에 열심히참여하며보람을느끼고있다. 특히어린시절못다이룬예술가로서의꿈을되살려환자들을위한 위문공연등다양한봉사활동을할수있어행복하다. “생계를 위해 검찰공무원이 되었지만, 늘 격무에 시달리면서도 음악 에 대한 끈을 놓을 수가 없었어요. 제가 원래 비틀스를 좋아했고 팝 음 59 법무사 2018년 10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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