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삶은 외롭고 가난하며, 더럽고 야만적일 뿐 아니라 그나마 짧다.” - 토마스 홉스, 『리바이어던』 혼란한 세상에서 각자가 살아남기 위해 만인에 대한 만인의 투쟁을 벌이고 있는 인간 들의 모습을 홉스는 그렇게 표현했다. 인간들은 서로에게 힘이 되기도 하지만, 서로에게 상처를 주기도 한다. 그런 인간들이 모여 살아가고 있는 세상에서 우리는 과연 행복하게 살 수 있는 것일까. 애당초 불가능한 일은 아닐까. 얼마 전 정혜신 박사의 인터뷰 기사를 읽다 보니까 이런 구절 이 눈에 들어왔다. “지금이 평화시라고 느껴지지 않아요. 길을 걸어가다가 아무 나 붙잡고 ‘지금 마음이 어떠세요?’라고 물으면 열에 여덟은 눈 물을 갑자기 뚝뚝 흘릴 수 있는 게 지금 우리의 일상이에요.” 과장된 얘기였을까. 그렇지는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다들 겉은 멀쩡해 보이지 만 속으로는 병들고 아프고 상처받은 마음들투성이다. 다들 마음의 병에 걸려 있는 환 자들이다. 자기의 병을 숨기고 있을 뿐이다. 가진 것이 많은 사람은 많은 대로, 가진 것이 적은 사람들은 또 그들대로 힘들어하고 있다. 가진 사람은 그것을 지키고 늘려가기 위해서, 없는 사람은 없는 것이 고달파서 힘들 다. 재산이든 권력이든, 누가 많이 가졌느냐에 따라 마음의 병이 있고 없음이 좌우되는 것도 아닌 듯하다. 모두가 힘들어한다. 나이가 들어갈수록 우울해한다. 사실은 우리 대부분이 정신병자들인지도 모른다. ‘갱 년기’라는 의학적 처방은 나이가 들면 우울함을 피할 수 없는 것이라는 위안을 만들어주 기 위한 것인지 모른다. 우리들의 삶은 원래 우울한 것이었는데, 살아보고 나서야 그것 을 깨치게 되는 것일 거다. 도대체 우리는 왜 이렇게 힘들게 살아가는 것일까. 왜 이렇게 우울해하는 것일까. 물론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의 탓을 먼저 할 수 있다. 끝 모를 경쟁을 요구하는 이 사회는 우리에게 좀처럼 쉴 틈을 주지 않는다. 세상이라는 곳에 태어나 입시전쟁, 취업전쟁을 거 쳐야 하고, 거기서 살아남는다 해도 가족을 부양하는 무거운 짐을 짊어져야 하고, 은퇴한 이후에는 다시 자신의 노후를 감당해야 한다. 생의 어느 대목에서도 휴식을 허락하지 않는 우리의 삶은 왜 우울한가? 79 법무사 2018년 1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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