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법무사 1월호

신종 다단계기법의 창안 주수도는 1956년 11월, 울산에서 염전 집 2남1녀 중 막내아들로 태어났다. 어려운 가정형편 때문에 독학 으로 검정고시를 통과해 고등학교 과정을 마쳤다. 서 울로 올라온 그는 영어 고액과외로 돈을 벌었다. 입소 문이 나자 1970년대 말부터 학원가로 진출했고, ‘영어 강사’로 유명세를 떨쳤다. 1980년대 초에는 서울 강 남에 직접 학원을 설립해 학원 경영에 나서기도 했다. 1987년에는 신민주공화당에 들어가 정치인으로 변 신을 꾀했으나 뜻대로 되지는 않았다. 주수도가 다단 계 판매업에 눈을 뜬 것은 1990년대 중반이다. 당시 유명 다단계판매 업체였던 숭민그룹(SMK)의 사업자 로 발을 디디면서 새로운 인생을 시작한다. 이후 독자적으로 ‘일영인터내셔널’이라는 회사를 설립해 사업자를 끌어모았다. 그의 다단계판매 방식은 겉으로는 사업자에게 ‘꿈 같은 환상’을 심어주는 것 같았지만 사실은 사막의 신 기루였다. 1999년 주 씨는 사기혐의로 구속된다. 이후 업체 이름을 ‘주코’로 변경했으나 2002년 다시 같은 혐의로 구속된다. 집행유예로 풀려난 그는 같은 해 상호를 ‘제이유네 트워크’로 변경하고, ‘소비생활 공유마케팅’이라는 새 로운 다단계 기법을 창안한다. 물건을 많이 사면 수당 을 더 많이 받아간다는 일종의 ‘돈 놓고 돈 먹기식’ 기 법이었다. 제이유는 이 신종 기법으로 투자자들에게 고액의 배당을 약속했다. 예를 들어 100원어치 물건 을 구매하면 적립포인트 50%를 부여해 250원을 돌 려주는 방식이다. 이 말을 믿은 사람들이 벌 떼처럼 몰려들었다. 주수 도는 자신의 공유마케팅을 기존의 피라미드와는 차 원이 다른 ‘신개념 마케팅’이라고 소개했다. 사는 사 람이나 파는 사람 모두 만족하는 방식이라며 대대적 인 홍보전을 펼쳤다. 정치인·연예인 얼굴마담 미끼로 사업자 끌어들여 달변가였던 주수도는 자신의 장점을 십분 활용했 다. 그는 매일 아침 화상강의를 통해 전국의 사업자들 에게 소비를 독려했고, 지역 특산물을 사주겠다는 미 끼를 던지며 지자체에도 접근했다. 민선 단체장들은 제이유의 회원수에 놀라며 제이유 본사에 마련된 연 출 테이블에서 주수도와 손을 맞잡고 사진을 찍었다. ‘단군 이래 최대의 사기사건’이라 불리는 일명 ‘조희팔 사건’. 그러나 조희팔 이전 ‘최대의 사기꾼’은 제이유그룹 회장 주수도(62)였다. 100억 원대 비자금을 조성해 정·관·언론계 인사들을 매수하고, 그들을 방패삼아 문어발식 사업 확장으로 11만 명의 피해자를 양산한 주수도. 감옥에서도 다단계 업체를 경영해 온 것으로 드러났던 주 씨가 12년형을 마치고 곧 출소한다. 그는 과연 죗값을 다한 것인가. 23 법무사 2019년 1월호

RkJQdWJsaXNoZXIy ODExNj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