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결을 하고 서명을 하는데, 마지막으로 비밀 준수를 위한 서약서를 작성해야만 대단원의 막을 내리게 된다. “이 한 번의 심의를 위해 담당 검사부터 참 석 위원들까지 모두가 열심히 일하고 있어요. 위원회가 검사의 무분별한 상고를 막겠다는 취지에서 열리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담당 공 판검사들은 위원들에게 왜 상고를 해야 하는 지를 설득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 상고의견서 를 작성하죠. 회의 전날이면 귀가도 미루고 밤새 작성하 는데, 위원으로서 다음 날 너무도 훌륭하게 작성된 상고의견서를 보면 그 노고에 절로 박 수를 보내게 돼요.” 출범 4개월만에 상고인원 76% 감소 서울동부지검 형사상고심의위원회도 그렇 지만, 전국적으로 위원회 활동에 대한 평가는 매우 긍정적이다. 대검찰청 공판송무부가 조사한 결과에 따 르면, 지난해 1월부터 4월까지 4개월간 검사 상고율은 7.1%로 2017년 같은 기간 22.6%에 비해 15.5%p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상고 인원도 2017년 176명에서 2018년 42명으로 76%나 감소했다. 형사상고심의위원회를 통해 검찰의 상고 포기가 많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얘기다. 이를 통해 1, 2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지만, 대법 원의 확정판결이 나오지 않아 여전히 ‘피고인’ 신분을 유지하며 사회적 불이익을 감수해야 했던 것도 상당부분 개선되고 있는 것으로 보 인다. 그런데 문혜란 법무사는 이런 사회적인 개선 외에도 위원회 활동을 통해 개인적으로 상당한 도움을 받고 있어 큰 보람을 느낀다고 한다. 형 사·민사 소송사건을 주로 하는 법무사로서 위원회를 통해 상당한 전문 지식을 쌓는 것은 물론이고, 온갖 종류의 실제 형사사건 사례들을 접할 수 있어 실무적인 감각도 쌓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고 보면 문 법무사는 법무사가 된 이후로 꾸준히 공익활동에 관 심을 가지고 참여해 왔다. 2011년부터 서울동부지방법무사회 이사로 활동하고 있고, 현재는 서울동부지방법원 민사상근조정위원과 서울동 부지방검찰청 형사조정위원으로도 활동 중이다. 2016년부터는 여성가 족부와의 협력사업인 경력단절여성 직업훈련 프로그램 ‘법무사 사무원 양성교육’에서 민사소송실무 강사로도 활동하고 있다. 그가 이런 공익활동에 관심을 가지고 열심히 해온 데는 그 나름의 이 유가 있다. 문 법무사는 고등학교 교사로 일하다 퇴직한 후 마흔이 넘은 나이에 뒤늦게 제10회 법무사시험에 도전해 2005년 개업한 독특한 이 력을 가지고 있다. “교사를 퇴직하고 집에서 틀에 박힌 생활을 하는 것이 너무 힘들어 뭔가 전문적인 공부를 하고 싶어 일본어 공부를 시작했죠. 일본어와 관 련된 자격을 모두 따고 일본어능력시험도 1급까지 합격했는데, 어느 날 법무사시험이 있다는 걸 알게 된 거예요. 너무 늦게 정보를 알게 된 것 이 저는 진짜 억울했어요. 일찍 알았더라면 1회 시험에 이미 도전했을 텐데 말이죠.” 법률 공부는 그만큼 몸에 딱 맞는 옷처럼 적성에 잘 맞았다. 법무사로 서 뒤늦은 출발이라고 생각한 만큼 그는 실력을 쌓기 위해 많은 활동을 하고 싶었다. 특히 법원 앞에서 주로 소송 관련 사건을 맡아하다 보니 당사자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려면 조정에 직접 참여해 보는 게 좋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법원·검찰 출신 법무사에 비해 시험 출신 법무사에게는 조정 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가 잘 오지 않더라고요. 그러던 어느 날 서울동 부지검 홈페이지에 형사조정위원 위촉 공고가 난 걸 보고 지원을 했는 데, 다행히 위촉이 되어 활동을 시작할 수 있었죠.” 그는 성실하지 않으면 소중한 기회를 얻을 수 없다고 생각해 무조건 성실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최선의 노력을 했다. 조정 30, 40분 전에 미 리 와서 조정기록을 꼼꼼하게 살펴 사건을 충분히 파악한 후 조정에 임 했고, 결과적으로 높은 조정성공률을 얻을 수 있었다. 54 법무사 시시각각 + 법무사가 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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