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안에서 벌어진 은밀한 학대와 성폭력 광주광역시 광산구 삼거동. 이곳에는 청각장애인 교육시설 ‘인화학교’가 있었다. 사회복지법인 ‘우석’이 운영하는 4개의 장애인 시설 중 한 곳이었다. 1950년 ‘광주농아학교’로 개교했다가 개명한 ‘인화학교’는 매 년 정부로부터 35여 억 원의 공공자금을 지원받았다. 그러나 인화학교는 더 많은 정부 자금을 지원받기 위해 갖은 편법을 동원했다. 청각장애인을 위한 특수 학교인데도 지적 장애를 가진 학생들을 추가로 입학 시켜 억지로 학생 수를 늘렸다. 그로 인해 한때 재학 생 수가 200명에 달하기도 했다. 인화학교 운영 법인 우석은 1994년에 고등부 인가 를 받았으나 그 훨씬 이전인 78년부터 84년까지 6년 에 걸쳐 고등부 학생들을 모집, 수십 명에게 졸업장 을 줬다. 자신이 고등학교를 졸업한 것으로 알았던 졸 업생들은 나중에야 ‘가짜 졸업장’이란 걸 알고 분개했 다. 일부는 졸업장을 찢는 등 크게 반발하기도 했다. 결국 우석은 고등부 학생 모집을 중단했다. 인화학교의 비리는 이뿐만이 아니었다. 1981년, 광 주 동구 학동에서 남구 봉선동으로 학교를 이전하면 서 건물 확장과 운동장 조성에 학생들을 강제 동원 하고 노역을 시켰다. 이 과정에서 많은 학생들이 발 톱이 깨지거나 온몸에 크고 작은 상처를 입는 고통 을 받았다. 모금을 위한 수화 공연에도 학생들이 동원되었는 가 하면, 기업 등에서 들어온 후원품을 되팔아 현금 화하고, 새 옷이 기증되면 학생들에게 인증샷을 찍게 한 후 다시 회수해 시장에 내다팔았다. 설립자의 아들, 사위, 동서, 처남 등이 요직에 앉아 법인운영을 좌지우지하는 족벌경영체제였던 우석과 인화학교. 그러나 그들의 비리보다 더 끔찍한 일이 보 이지 않는 곳에서 일어났다. 2000년부터 학생들을 상대로 한 은밀한 성폭력과 학대가 공공연하게 벌어 져 왔던 것이다. 구속된 가해자들, 피해자 장애를 방어논리로 이용 2005년 6월, 인화학교 교사 전응섭 씨(57)는 한 학 2005년, 사회복지법인 ‘우석’이 운영하던 청각장애인 교육시설 ‘인화학교’. 법인 설립자의 아들, 사위, 처남 등이 요직에 앉아 운영하던 이 학교는 각종 비리의 온상이었다. 그러나 그보다 더 끔찍한 일이 오랫동안 은폐되어 왔으니, 학교장 등 6명의 가해자가 9명의 장애학생을 대상으로 잔혹한 성폭행을 저질러 왔던 것이다. 사건은 한 교사의 제보에 의해 세상에 드러나지만, 가해자들은 솜방망이 처벌을 받고, 조용히 사건이 묻힐 위기에 처하자 분노한 시민들이 저항에 나선다. 25 법무사 2019년 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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