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구가 아니라 “욕구”를 읽어라 3주째 주말에 출근하는 남편. 워킹맘 부인은 독박 육아 중이다. 퇴근한 남편에게 “오늘 애들 보느라 너 무 힘들었어. 몸살 날 것 같아.”라고 말하자 남편은 “주말에 출근하는 내가 더 힘들지. 집에서 애 보는 게 훨씬 나아”라고 툭 내뱉는다. 이 한마디에 부부 사이 는 냉랭해졌다. 여기서 “너무 힘들었어. 몸살 날 것 같아”라고 말한 부인의 말을 커뮤니케이션학에서는 ‘요구’라고 한다. “이건 너무 비싸서 못 사겠어.”, “바빠서 그 일은 좀 늦 어지겠어.” 등과 같이 표면적으로 내뱉은 말이다. 그 런데 이 표면적인 ‘요구’에만 집착해 대화하다 보면 어느새 대화는 꽉 막힌다. 왜냐하면 상대방의 요구를 들어줄 수 없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럼 어떻게 대화해야 할까? 요구가 아닌 ‘욕구’에 집중해야 한다. ‘욕구’란 겉으로 드러나는 ‘요구’ 밑에 깔려 있는 속내, 그러니까 요구를 하게 되는 ‘이유’이 다. 위에서 부인이 몸살이 날 것 같다고 한 ‘이유’는 무엇일까? 독박육아를 하느라 힘들었다는 것을 남편 에게 위로받고 싶었을 수도 있고, 힘드니 이제 주말 출근은 좀 자제해 달라는 하소연을 하고 싶었을 수 도 있다. 이처럼 요구에는 다양한 욕구가 깔려 있다. 이걸 찾 아 집중하는 것이 상대와 통하는 대화를 하는 비결이 다. 하지만 사람들은 내 주장과 다른 주장에 맞닥뜨 리면 흥분한다. 상대방의 욕구를 읽기는커녕 어떻게 든 내 요구를 관철시켜야겠다는 생각에 더 이상 대화 를 풀어나가지 못한다. 말하자면 이런 상황이다. 식품 영업을 하는 이 팀장. 내년도 단가계약을 위 해 A마트 구매담당자를 만났다. “올해 실적도 좋았는 데, 내년에는 단가 좀 올려주시면 안 될까요?”라고 말 했다. 그러자 “올해 좋았다고 단가를 올리는 건 말이 안 되죠. 요즘 마트들 상황 안 좋은 거 아시잖아요.” 라는 답이 돌아왔다. 이 팀장도 물러서지 않았다. “조 금이라도 올려주세요. 지금은 다른 마트보다 훨씬 낮 은 단가예요.” 둘 다 ‘단가를 올려 달라, 안 된다’는 요구에만 집착 하고 있는 상황. 더 이상 대화는 진전되지 않는다. 이 럴 때 요구가 아닌 욕구에 집중한다면 어떻게 달라질 까. 먼저 양측의 욕구부터 알아보자. 영업팀장은 매출 규모 늘리기, 구매담당자는 수익성 유지라고 가정하 자. 이렇게 둘의 욕구를 알았다면, ‘단가 인상’이 대화 의 답이 아니라는 걸 눈치챌 수 있다. 마트의 수익성은 유지하면서, 영업 쪽의 매출 규모 는 키울 수 있는 방법에 대한 대화가 정답이다. 예를 들어 “단가는 유지하는 대신, 온라인몰 메인에 저희 광고를 매달 한 번씩 넣어주시는 건 가능할까요?”라 거나 “몇 가지 품목에 한해서는 한정특가 행사를 할 테니 매대 좀 좋은 쪽으로 빼주세요.”라고 말하는 것 이다. 상대의 욕구를 알고 거기에 맞게 대화를 한다면, 상 호 욕구를 충족시켜줄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제안할 수 있다. 말이 통할 여지가 많아지는 것이다. 그렇다면 소통하며 대화를 풀어가는 중요한 키워드인 이 ‘욕구’ 는 어떻게 찾아낼 수 있는 것일까? 요구가 아닌 ‘욕구’에 집중해야 한다. ‘욕구’란 겉으로 드러나는 ‘요구’ 밑에 깔려 있는 속내, 그러니까 요구를 하게 되는 ‘이유’이다. 79 법무사 2019년 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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