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법무사 6월호

우리나라 옛 속담에 ‘이웃사촌’이라는 말이 있다. 가 까이 사는 이웃이 먼 곳에 사는 친척보다 낫다는 말이 다. 또 ‘이웃을 잘 만나야 한다’는 속담도 있다. 이웃은 그만큼 중요하다. 우리나라의 이웃은 대륙 쪽으로는 중국과 러시아가 있고, 해양 방면으로는 일본이 있다. 우리 한반도는 지정학적 위치로 인하여 항상 역사 적 전환기 때마다 이슈의 중심으로 떠오르곤 했다. 지 금도 북핵문제와 한반도 평화체제의 정착 문제가 중 요하게 부각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여러 가지 이 유가 있겠지만 요즈음의 한일관계는 최악의 상태라 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만큼 일본은 ‘가깝고도 먼 나라’임이 틀림없다. 내가 방송대 일본학과 3학년에 편입학한 것은 작년 이었다. 물론 내가 일본을 좋아해서 일본학과를 선택 한 것은 아니었다. 오히려 나는 일본에 대하여 뿌리 깊은 증오심을 가지고 있다. 일본제국주의에 의해 한 반도는 쓰라린 식민지지배를 당한 경험이 있고, 우리 는 그 아픔을 겪은 세대의 후손들이다. 일본은 아직도 식민지지배를 당한 쓰라린 아픔을 갖고 있는 당사자들에게 진정한 사과와 적절한 배상 을 하지 않고 있다. 오히려 우리나라와 일본은 일본의 역사왜곡이라든지, 독도 문제, 일본 수상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 문제, 위안부 문제, 강제징용 문제 등에 있 어서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학과에 들어간 것은 단순 하게 말하자면 일본 여행을 하기 위해서였고, 좀 더 거 창하게 말하자면 일본이라는 나라에 대한 심층적인 이해와 신랄한 역사적 추궁을 위해서였다. 올해 1학기 ‘근현대 한일관계와 국제사회’ 과목의 출석수업 때였다. 담당 교수는 학우들에게 ‘1분 스피 치’라는 것을 시켰다. 간단한 자기소개와 함께 일본학 과에 들어오게 된 동기를 밝히는 것이다. 이야기를 들어보니 대부분의 학우들은 일본에서 살았던 적이 있거나 직·간접적으로 일본인과 접촉한 경험이 있었다. 어떤 학우는 일본계 회사에 다니고 있었고, 어떤 학우는 초등학교 방과후 수업에서 일본어를 가르치 고 있었다. 아들이 일본으로 유학 가서 아들과 눈높 이를 맞추기 위해서, 이웃에 일본인이 살고 있는데 서 로 소통을 잘하기 위해서, 일본 만화영화를 보기 위 해서, 일본여행을 하기 위해서, 일본문화에 매료돼서 등등 동기가 다양했다. 어머니가 일본 사람인 학우 85 법무사 2019년 6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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