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상블의 아크로바틱 안무 역시 압권이다. 가고일 석상에 매달리고, 노트르담 대성당을 타고 오르내리 며, 거대한 종 위에서 공중곡예를 하는가 하면 무대 를 가득 채우는 연속되는 덤블링 안무를 통해 역동 성을 극대화하여 여타의 뮤지컬보다 월등한 존재감 을 과시한다. 이러한 안무는 음악과 함께 배우들의 심 리를 묘사하고 섬세하게 드러내는 데 훌륭한 수단으 로 활용된다. 한국어버전도 프랑스 원작버전을 그대로 재연 「노트르담 드 파리」는 1998년 프랑스 파리에서 초 연한 이래, 2008년 최초로 국내에서 공연되어 2018 년 한국 상연 10주년이 되었다. 프랑스의 자존심을 대 변하듯 무대장식, 소품과 의상 조명일체 등등 모두 프 랑스에서 공수해오며, 우리의 작품에 대한 각색을 전 혀 허락하지 않는다. 총감독부터 조명, 안무, 의상, 무대감독 등 우리 배 우들의 캐스팅에서부터 연습, 공연 무대에 오를 때까 지의 전 과정을 모두 프랑스 관계자들이 담당한다. 하지만 무엇보다 훌륭한 점은 빅토르 위고의 소설 원작의 내용을 많이 반영하고 있다는 것이다. 천한 신 분에 꼽추로 멸시받는 콰지모도의 순수한 사랑과 자 신을 납치하려 했음에도 고통받는 콰지모도를 외면 하지 않는 에스멜라다의 선한 마음은 오늘날의 관객 들에게도 큰 감동을 준다. 또한, 중세를 상징하는 프롤로의 몰락과 집시여인 에스메랄다의 죽음을 통해 르네상스의 도래를 조망 하는 시인 그랭구아르, 시대가 바뀌어도 여전히 존재 하는 귀족계급의 상징 페뷔스와 플뢰르 드 리스의 존 재는 유럽의 역사를 한 편의 아름답고 비극적인 사랑 이야기에 담은 대문호의 통찰을 그대로 드러내며 관 객의 감성을 자극한다. 뮤지컬을 즐기기 위해서는? 뮤지컬을 즐기기 위해서는 공연장을 찾아 직접 관 람해야 하는 것도 있지만, 그것만으로 충분치는 않다. 가장 강력한 감상법은 역시 음악이다. 뮤지컬 음악을 즐기기 위해서는 배우나 연출, 안무 등 세세한 부분에서 극적배경이 되는 시대적 장소를 어떻게 녹여냈는지 이해하고 보는 것이 중요하다. 뮤 지컬 안의 모든 노래가 하나의 스토리 속에 부분으로 자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서재를 나와 공연장에서 만나는 「노트르담 드 파 리」가 영원할 것이라는 필자의 예상은 틀리지 않을 것이라 믿는다. 모순에 찬 부조리의 시대가 무너지고, 새로운 시대를 여는 동력이 보잘것없어 보이는 민중 들의 사랑에서 시작되었고, 이를 원동력으로 역사를 이끄는 주인이 바뀌어간다는 것은 만고의 진리이기 때문이다. 87 법무사 2019년 7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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