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이렇게 엄청나게 비싸고 복잡한 거래절차를 만든 데는 분명 이유가 있다. 일단 중개 수수료가 비싼 이유는 중개 자체가 힘들기 때문이다. 선진국들도 당 연히 사람 사는 동네이고, 사람들이 살 집을 사고파는 일은 일상적인 일이다. 그런데도 이렇게 높은 수수료 가 정당화되는 것은 계약자들이 서로의 상대방을 선 택하는 것이 우리보다 훨씬 까다롭기 때문이다. 2년의 짧은 계약기간만 채우면 또다시 새로운 임차 인을 고를 수 있는 한국적 현실과는 많이 다르다. 선 진국에서는 임차인의 법적 권한이 잘 보장되어 있기 때문에 집주인으로서는 한 번 이상한 임차인을 선택 하게 되면 이후가 굉장히 곤란해질 수 있기 때문에 최 대한 신중하게 계약에 나선다. 임대차는 물론이고, 매 매에서도 최대한 예상 가능한 법적 분쟁에 대해 미리 미리 대비해 두려고 한다. 우리로서는 주고받을 돈 깔끔하게 정산하고 열쇠 맡 기고 가면 그만이라 생각할 수도 있지만, 사람 사는 세 상에는 온갖 일들이 벌어지게 마련이라 기존 주택에 하자가 있다면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 법적으로 이중 계약이 이뤄질 가능성은 없는지 등 발생 가능한 여러 문제들에 대해 미리 정해 둬야 하는 것이다. 그러다 보 니 부동산의 거래 자체가 어렵고, 그에 따른 중개 수 수료가 비싸지고, 계약서도 점점 두꺼워지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괴로운 절차를 거쳐 계약이 이루어지 고 나면, 이후에는 서로서로가 매우 편해진다. 다툴 문제가 발생해도 어지간하면 그에 관해 계약서에 이 미 정해져 있기 때문에 그대로 이행하라고 요구하면 그만이기 때문이다. 부동산거래로 무슨 사기를 치려 고 해도 최소한 우리보다는 훨씬 힘들게 된다. 이번에는 다시 과거의 한국적 상황을 돌아보자. 복 덕방에는 영감님 한 분이 앉아서 손님을 맞이하고, 거 래하려는 집은 어떤 물건이든 꼭 잡아야 하는 곳이라 고 홍보하며, 계약서는 전 국민이 모두 동일하게 사용 하는 한 장짜리 표준계약서가 전부였다. 그러나 이제 우리나라도 많이 달라졌다. 이전의 복 덕방 모습은 사라지고, 이제는 ‘부동산중개사무소’로 서 점점 기업화되며 동네 빈집을 소개해 주는 수준 을 뛰어넘어 투자컨설팅이 가능하거나 개발 플랜까 지도 함께 고민할 수 있는 수준의 업체들도 늘어나 고 있다. 이런 중개업소에서는 은행과 연계해 금융서 이제는 우리도 선진국과 같이 부동산시장의 고도화가 이루어지고 있다. 사진은 2017.6.11일 강남 코엑스에서 열린 2017 부동산 엑스포 중 부동산투자 관련 세미나에 참 석하기 위해 줄 선 관람객들의 모습. <사진 : 연합뉴스> 19 법무사 2019년 8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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