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서는 가정폭력, 밖에서는 집단성폭력 울산의 한 중학교 3학년에 재학 중이던 최 모 양 (15)은 1남2녀 중 첫째로, 가정환경이 매우 불우했다. 아버지 최 모 씨(35)는 알코올 중독자였고, 가정폭력 을 일삼았다. 무능했던 최 씨는 술에 절어 하루도 거 르지 않고 어머니 윤 모 씨(33)를 폭행했다. 처음에는 참고 살았던 윤 씨는 더 이상 견딜 수 없 다고 판단하고 남편에게 이혼을 요구했다. 두 사람은 2003년 1월쯤 합의 이혼했다. 그 후 윤 씨는 집을 나 갔다. 이때부터 최 씨의 폭행은 큰딸인 최 양에게 집 중됐다. 폭언과 폭행이 반복적으로 이어졌다. 최 양은 하루하루 사는 게 악몽 같았다. 한창 사춘 기였던 최 양은 이런 사실을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했 다. 최 양은 소통할 친구가 필요했다. 그러던 2004년 1월쯤 최 양은 인터넷 채팅을 하다 밀양지역 고등학교 에 다니던 박 모 군(18)을 알게 된다. 어느 날 박 군은 최 양을 울산에서 1시간 거리인 밀양으로 불러냈다. 설레는 마음으로 약속 장소에 나갔던 최 양은 뜻 하지 않은 상황에 맞닥뜨린다. 박 군은 최 양을 쇠파 이프 등으로 때린 뒤 여인숙으로 데려갔고, 그곳에서 고교 선후배 등 12명과 함께 최 양을 집단 성폭행 했 다. 이후 이들은 한 번에 7~10명씩 짝을 이뤄 최 양 을 여관과 놀이터, 자취방, 테니스장 등으로 끌고 다 니며 유린했다. 고교생인 이들의 범죄는 악랄했다. 신고하지 못하 도록 성폭행 장면을 휴대전화와 캠코더로 촬영했고, 또 부모에게 발설하면 인터넷에 사진과 동영상을 유 포하겠다는 협박도 잊지 않았다. 최 양은 불안과 수 치심 때문에 이들이 시키는 대로 할 수밖에 없었다. 일부 가해자들은 최 양을 성폭행하면서 성 보조기 구까지 사용하는 등 엽기적인 행동도 서슴지 않았다. 이들의 범행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최 양의 여동 생(13)과 창원에 있는 고종사촌 언니인 노 모 양(16) 까지 밀양으로 수차례 유인해 폭행하고 금반지와 돈 을 빼앗았다. 최 양은 일 년 정도를 가해학생들로부터 신체적인 폭행과 성폭행을 당했다. 밖에서는 가해학생들에게, 집에서는 아버지의 폭행에 시달렸다. 그렇다고 이런 아버지에게 피해사실을 말할 수는 없었다. 자신이 당 한 일이 세상에 알려지는 것도 두려웠다. 그냥 혼자 끙끙 앓고 있었다. 알코올 중독 아버지의 가정폭력에 시달리며 살아가던 최 모 양. 어머니마저 이혼해 집을 나가 외롭게 지내던 2004년 1월경, 우연히 인터넷에서 알게 된 밀양지역 고교생 박 모 군을 만나러 밀양에 갔다가 박 군의 선·후배 고교생들에게 집단성폭행을 당한다. 이후 가해자들은 최 양과 그녀의 여동생, 고종사촌까지 불러내 돌아가며 폭력과 성폭력을 자행했는데, 1년 동안 저질러진 이 범행에 가담한 밀양 고교생은 무려 44명에 이르렀다. 성인범을 능가할 정도로 잔인한 성폭력 범죄를 저지른 가해학생들은 최 양 어머니의 신고로 모두 검거되었으나 놀랍게도 그 누구도 형사처벌을 받지 않았다. 소년범이기 때문이다. 갈수록 흉포화되는 청소년범죄, 그동안 여러 번의 「소년법」 개정이 있었으나 이들의 형사처벌 문제는 여전히 논쟁 중이다. 23 법무사 2019년 8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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