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어렸을 때 재능이 있었다거나 한 것도 아니었는데, 그 그림이 너무 좋 아 나도 배워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래서 오 화백에게 개인지 도를 청해 사군자를 배우게 되었어요.” 사군자 그리기를 취미로 시작한 그는 이후 15년 동안 꾸준히 사군자 를 그렸다. 그러다 어느 날 사군자를 만났을 때와 같이 우연히 민화를 만나게 된다. “오진 화백에게 사군자를 배우다가 오 화백이 서울로 떠나게 되면서 이후로는 쭉 혼자서 그림을 그려왔는데, 어느 날 우연히 한 법원과장이 민화를 그리는 걸 보게 된 거예요. 먹만 쓰는 문인화인 사군자와는 달 리 화려한 색감에 생동감이 넘치는 민화가 너 무 멋있게 느껴졌어요. 마침 부산에도 민화를 배울 수 있는 화실이 있다길래 그길로 등록해 배우기 시작했죠.” 소박하면서도 강렬한 색감이 매력 민화를 배울 무렵, 그는 이미 사군자로 1982년 부산미술대전에 입선하는 등 나름 인 정받는 화가였다. 그러나 민화를 만난 순간부 터는 민화의 매력에 푹 빠져 이후 꾸준히 민 화 작업에만 몰두해 왔다. 지금도 그의 법무사 사무소 책상 위에는 늘 화선지와 물감이 준비되어 있는데, 매일 오전 에 두 시간, 오후에 한 시간, 저녁에 한 시간, 하루 총 4시간에 걸쳐 그림 작업을 계속하고 있다. 민화의 무엇이 그토록 열정적인 몰입을 만 들어 내는 것일까. “민화는 우리 그림의 뿌리예요. 자연의 경 치, 서민들의 일상적인 삶의 애환, 길흉화복, 생활풍속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고, 우리 민족의 생활정서와 미적 감각을 가장 잘 나타 내는 독자적인 회화 양식이죠. 우리 조상들의 생활 그 자체에서 태어난 예 술이기 때문에 표현이 순박하고 기교가 없다 는 것이 특징입니다. 또, 소박하고 단순한 반 면 화려하고 강렬한 색채가 주는 반전이 있 고, 그러면서도 부담스럽지 않고 친근하고 편 안한 느낌을 주는 것이 민화의 큰 매력이죠.” ‘생활 그림’으로 일컬어지는 우리 민화는 그 내용에 따라 ▵화조도(꽃과 새를 그린 그림), ▵어해도(물고기 등의 물속 모습을 그린 그 51 법무사 2019년 8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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