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법무사 8월호

면, 생일이나 기념일을 맞은 직원에게 늘 작품을 선물해 주어 이제는 낯 설었던 민화를 모두가 좋아하게 되었다고 한다. “누가 시켜서도 아니고 내가 즐거워서 하는 일이니까요. 민화를 함으 로써 3, 40년은 젊어진 것 같아요. 젊음을 되찾은 느낌이죠. 법무사업 계가 전반적으로 힘들고 어려운데, 저는 민화작품에 몰두하면서 마음 에 휴식과 재충전을 하고 있습니다.” 삶 그 자체가 된 민화 작업으로 지금은 일가를 이룬 그의 작품들은 외국에서도 큰 인정을 받고 있다. 지금까지 수상한 경력만 해도 일일이 거론하기가 힘들 정도다. 2010년 제26회 한국 미술대전 특선, 2012년 한·중·일 우수작가 500인 특별초대전 우수상, 2014년 중국 심천 국제아트페어 최우수상, 2015년 프랑스 노르망디 초대전 우수상, 2016년 한·중 우수작가 북경 초대전 초대작가상을 수상했고, 올해 6월에는 북경에서 열린 한중 국 제미술 우수작가 전시전에서 출품작 「모란도」가 영예의 대상을 수상하 는 쾌거도 이루었다. “요즘 민화가 세계적인 붐입니다. 세계 대회에 작품을 출품해 나가보 면 많은 외국인들이 민화 작품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어요. 지난 6월 북 경 한중 국제미술 우수작가 전시전에 갔을 때는 중국인들이 다른 그림 들은 그냥 지나쳐 가는데, 제 민화작품 앞에서는 발길을 멈추고, ‘이렇 게 색채가 아름다운 그림은 처음 본다’, ‘멋지다, 무슨 그림이냐’고 계속 질문을 했어요. 그림을 그린 작가도 누군지 자꾸 물어서 중국에는 법무사제도가 없 어 통역사가 ‘율사’라고 대답해 주니 ‘화가가 아닌 법률가가 어떻게 이런 그림을 그릴 수 있냐’며 놀라워하는 일도 있었습니다. 중국이나 터키, 프 랑스에서 전시회를 할 때도 아주 호응이 좋았고, 큰 인기를 끌었죠.” 깊은 몰입, 불안과 위험의 시대를 건너는 법 민화의 인기를 반영하듯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민화를 접하기가 쉬워 졌다. 시청이나 구청에서 민화강좌를 개설하는 경우도 있고, 민화를 가 르치는 화실도 많이 늘어나 서울에만도 5, 60개의 화실이 있을 정도다. 그리고 전문적으로 민화를 그리고 싶어 하는 사람들을 위해 미술대학 에 전공수업도 개설돼 있다. “민화를 그리는 일에는 섬세함과 끈기가 필 요합니다. 이런 자세가 되어 있다면 일단 가까 운 화실을 찾아 민화를 배워보세요. 화선지 와 붓, 먹, 물감 정도의 재료만 있으면 되니까 누구나 쉽고 저렴하게 배울 수 있는 것이 또 민화의 장점이죠.” 유 법무사는 한국 나이로 80세. 고령의 나 이다. 그럼에도 여전히 민화에 대한 열정은 식 지 않았다. 하루 4시간의 수행과도 같은 그림 작업에도 크게 지치는 법이 없다. 젊은 시절, 운동을 좋아해 등산과 테니스 등으로 다져진 체력도 좋지만, 무엇보다 한눈팔지 않고 좋아 하는 한 가지에 깊이 몰두하고 몰입하는 집중 력을 가졌기 때문인 것 같다. 모두가 어려운 시절, 내게 주어진 위험과 위기를 타파하기 위해서는 “호랑이 굴에 들어 가도 정신만 차리면 산다”는 속담처럼 불안을 이기고 현재에 몰두하는 높은 정신력이 필요 하다. 취미였던 민화에 깊이 몰두하면서 대가를 이룬 유석영 법무사님과의 대화를 통해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지만, 무엇보다 불안과 위 험의 시대를 극복하며 살아가는 올바른 방법 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되었다. 궁구(窮究)하면 통한다, 깊이 몰두하면 길 이 보인다는 것이다. 53 법무사 2019년 8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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