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법무사 8월호

비즈니스 미팅에서 이런 상대를 종종 만나곤 한다. 어떤 제안을 해도, 어떤 질문을 해도 부정적인 반응 을 보이는 상대. 이런 경우 많은 사람들은 ‘뭐라도’ 주 거나 양보해 상황을 좋게 만들려고 한다. 그런데 이런 호의가 상황을 바꾸는 데 도움이 될까? 길거리에서 전단지를 받는 상황을 떠올려 보자. 코 앞까지 와서 전단지를 쥐여 주려고 해도 대부분 거절 한다. 그러면 사탕, 물티슈 등을 ‘끼워주면’ 어떨까? 그런데 생각해 보자. 전단지와 함께 주는 물티슈를 ‘고맙다’고 생각한 적이 있는지. 무작정 준다고 받는 사람이 가치를 느끼는 건 아니다. 비즈니스 상황에서도 마찬가지다. 하물며 까다로운 상대는 나에게 적대감이 있는 경우가 많다. 그런 사 람에게 뭘 줘도 상대방은 내가 예상하는 것만큼 가 치를 느끼지 않는다. 내 맘도 모르고 ‘그냥 싫다’고 하 기도 한다. 그런데 상대는 왜 나에게 적대감을 갖게 된 걸까? 슬프게도 그 이유를 정확히 알기는 어렵다. 중요한 건, 어떤 이유든 나에게 적대감이 있는 사람에게는 ‘감성 적 접근’이 필요하단 거다. 심리적으로 나에게 벽이 있 다면, 아무리 좋은 제안을 해도 논리적으로 먹히지 않 기 때문이다. 성공적인 협상, 존중(Respect)에서부터 그렇다면 협상에서의 감성적 접근, 어떻게 하면 될까? 우선, 기본적으로 갖춰야 할 태도는 상대방에 대한 ‘존중’이다. 나에게 적대감을 표하는 상대방을 존중하 라고? 마음 같아선 확 엎어 버리고 싶은데? 그런데 상 대방에 대한 존중이란 뭘까. ‘존중(Respect)’의 어원을 보면, 라틴어로 ‘Re(다시 한번)’ + ‘spectáre(보다)’, 즉 ‘다시 자세히 살펴보다’ 는 의미다. 상대의 말을 따르는 것이 아니라 상대의 나에게 적대적인 사람과 소통하려면 ‘Give before Give’ 즉, 먼저 줘야 한다. 보험 왕에 오른 사람들의 성공비결에서도 ‘Give before Give’ 전략을 활용한 사례를 볼 수 있다. 자영업자 고객에게는 절세법 관련 정보를 주고, 신혼부부에게는 매달 가계의 재무 상태를 점검해 주는 식이다. 입장에서 그 의견을 한 번 더 생각해 보는 것이 진 짜 존중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프로 협상가들은 말 한다. 모든 성공적인 협상은 상대를 존중하는 것에 서 시작된다고. 사례를 하나 보자. 1961년, 리비아에서 대규모 석 유 매장지가 발견됐다. 석유 채굴권을 두고 수많은 오 일 메이저가 달려들었다. 미국 석유업계의 거물 중 한 명이었던 옥시덴탈 석유회사의 아먼드 해머(Armand Hammer) 회장도 그중 하나였다. 리비아 정부와의 협상을 앞둔 그는 ‘양피지’를 가져 오게 했다. 양피지는 아랍에서 고대부터 희귀하고 값 비싼 것으로 중요한 곳에만 사용되어 왔다. 해머 회장은 그 양피지에 자신의 제안내용을 적었 다. 그리고 리비아의 상징인 ‘초록색과 검은색 끈’으로 묶어 제출했다. 결과는? 역시 특별할 것 없이 비슷한 제안들 가운데 해머의 제안이 선택되었다. 상대에 대 한 존중이 성공을 이끌어낸 것이다. 자, 이제 상대방을 존중할 준비가 되었다면 본격적 으로 감성적 접근법에 대해 알아보자. 협상 결과에 까지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감성적 접근, 어떻게 하 면 될까? 81 법무사 2019년 8월호

RkJQdWJsaXNoZXIy ODExNj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