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법무사 9월호
다”고 진술했다. 여성에게 당한 피해 내용을 구체적 으로 따져 물었더니 “지하철에서 어깨를 치고 가는 데 보니까 다 여성이었다.”, “지하철에서 여성들이 내 가 지각하게 하려고 일부러 천천히 걸으며 앞을 가로 막았다.” 등의 대답을 했다. 경찰은 김 씨 어머니를 불러 아들의 정신병력 등에 대한조사를벌였다. 김씨는 2008년부터 2016년 1월 까지 조현병 등으로 4차례나 정신병원에 입·퇴원을 반복했던 병력을 갖고 있었다. 경찰은 5명의프로파일러를투입해김씨의심리상 태 등을 집중 조사했다. 김 씨는 성장 과정에서 부모 와 대화가 거의 없이 단절된 생활을 했다. 청소년기부 터 ‘앉았다 일어섰다’를 반복하는 등 기이한 행동을 하며, 대인기피 증세를 보였다. 2003~2007년 사이 김 씨는 주변인들에게 “누군 가 나를 욕하는 소리가 들린다”는 말을 하고 다녔다. 2008년 이후에는 씻지도 않은 채 노숙 생활을 하는 등 기본적인 자기관리 기능조차 손상된 상태였다. 2014년에는 한 교회에서 운영하는 교리학습 코스 를 다녔는데, 이때부터 여성들이 자신을 견제하고 괴 롭힌다는 피해망상이 굳어지기 시작했다. 김 씨는 2016년 1월 초, 입원해 치료받던 병원을 퇴 원했다. 담당주치의는 “약을복용하지않으면재발할 수 있다”고 주의를 줬다. 김 씨는 같은 해 3월 말, 집 을나와화장실과빌딩계단등에서숙식했다. 이때부 터약물복용도중단했고, 망상은더욱심해졌다. 사소 한 것도 의심하고 여성과 연결해 생각했다. 범행 전 김 씨는 서빙을 하던 식당에서 위생이 불 결하다는지적을받고, 주방보조로자리를옮겼다. 김 씨는 여성이 자신을 음해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범행전젊은여성이던진담배꽁초가김씨의신발에 맞으면서 여성에 대한 불만이 폭발했다. 김 씨는 “사소하지만 기분 나쁜 일들은 다 참아왔 는데, 직업적인부분에서까지음해를하니더이상못 참겠다고 느끼게 되면서 더 이상 이렇게 있다가는 내 가 죽을 거 같아서 먼저 내가 죽여야겠다. 당하고 있 을 수는 없었다”고 범행 이유를 밝혔다. 김 씨는 현장검증에서 현재 심정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그냥 뭐 담담하다. 차분하다”고 말했다. 이어 “사망한 피해자에 대해 개인적인 원한이나 감정은 없 다”며 “어쨌든 희생됐기 때문에 개인적으로는 마음 이 미안하고 송구스러운 마음을 가지고 있다”고 말 했다. 묻지마살인이냐, 여성혐오범죄냐논란 이 사건이 언론을 통해 알려진 뒤 온라인에서는 ‘여성혐오가묻지마살인까지불렀다’며사회적논란 이확산됐다. 또이번사건을 ‘묻지마살인’이아닌 ‘여 성혐오범죄’로봐야한다는목소리도높았다. 여성으 로 대상이 분명히 국한됐기 때문에 ‘묻지마’라는 모 호한단어를쓰는 것은 적합하지 않다는 주장이었다. 그러나 경찰은 이 사건을 ‘정신질환에 따른 묻지마 범죄’라고 결론을 내렸다. 피해망상으로 여성 일반에 대한 반감이나 공격성은 보이지만 ‘여성혐오 범죄’로 볼 수는 없다고 했다. 공주치료감호소에서 약 한 달 간진행된김씨의정신감정결과도피해망상과환청 등을 동반하는 ‘조현병’ 진단이 나왔다. 하지만 일반인들의 인식은 달랐다. 특히 여성들은 이사건을여성을노린 ‘여성혐오범죄’라고생각했다. 인터넷을통해자발적으로모인여성들은서초경찰서 앞에서 “여성혐오가 죽였다”는 피켓을 들고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정치권의 시각도 엇갈렸다. 당시 여당인 새누리당(현 자유한국당)은 특별하게 정의를 내리지 않았지만,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은 경 찰 발표대로 ‘묻지마 살인’으로 판단했다. 반면 국민 의당, 정의당, 노동당, 녹색당은 ‘여성혐오 살인’이라 22 법으로본세상 + 사건그이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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