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법무사 11월호

너무 쌀 때 팔지 말고, 너무 비쌀 때 사지 마라 필자의 첫 직장은 증권회사였다. 객장에서 손님들 주문을 처리하면서 매일 하는 일이 사고파는 일의 결 정이었다. 업무의 기본적인 프로세스는 한 달 만에 익 숙해졌지만, 그 ‘사고파는 일의 결정’은 아무리 경험이 쌓여도 늘 어렵고 괴로운 일이었다. 꽤 경험이 쌓였다 싶어도 그 일은 늘 후회가 남기 마련이었다. 뒷자리에 앉아 있는 사수에게 하소연을 했더니만, 그는 굉장히 짧지만 지금까지도 생생하게 기억에 남 은 명답을 주었다. “너무 쌀 때 팔지 말고, 너무 비쌀 때 사지 마라.” 너무 당연한 소리가 아니냐고 생각되겠지만, 사실 당시의 필자에게는 큰 충격으로 다가왔다. 수도 없이 차트를 쳐 보고, 재무제표를 뜯어보고, 시장의 온갖 풍문을 다 끌어모아도 결국 너무 쌀 때 팔거나 너무 비쌀 때 사버리는 문제에서 벗어나기가 쉽지 않았다. 그 이유는 실상 허무할 정도로 간단했 다. 바로 조급증 때문이다. 사수의 현명한 조언에도 불구하고 큰 깨달음을 얻 어 수익률이 비약적으로 치솟는 일은 없었지만, 그렇 다고 그 명언이 결코 쓸모없는 것은 아니었다. 당시 그 렇게 흔하던 깡통계좌를 단 하나도 만들지 않았기 때 문이다. 아무래도 그 격언을 늘 마음에 품고, 조심조 심을 생활화했기 때문이 아니었을까 생각한다. 부동산도 마찬가지다. 부동산거래 역시 마찬가지로 지금 당장 부동산을 살 것인가, 말 것인가? 실거주를 위한 것이든, 투자 목적이든 간에 거래를 하기 전에 가장 먼저 할 일은 심호흡을 하고, 조급증 때문에 매매를 하려는 것은 아닌지 스스 로를 최대한 객관적으로 돌아보는 일이다. 그리고 만약 조급함 때문이라는 판단이 들면 스스 로의 결정을 의심해 보는 것이 좋다. 그릇된 거래의 출발은 바로 거기에서 시작되기 때문이다. <사진 : 연합뉴스> 15 법무사 2019년 1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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