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사건의 배경과 수임에 대한 고민 변호사의 선임은 ‘위임’이다. 「민법」 상 위임계약은 각 당사자가 언제든 해지할 수 있다(「민법」 제689조 제1항). 쌍방 간의 신뢰가 무너진다면 언제든 해지할 수 있는 것이다. 할머니는 소장을 들고 망부 생전의 지인이자 노무 현, 문재인 전·현직 대통령의 멘토로 널리 알려진 송 ○○ 신부를 찾아가 자문 끝에 2, 3명의 변호사를 거 쳐 피고인 변호사에게 550만 원을 지급하며 선임 절 차를 마쳤다. 할머니는 피고인 변호사에게 “가족사가 재판부에 잘못 전달되지 않도록 법원 제출서류는 반드시 미리 열람시켜 달라”고 부탁했고 피고인 변호사도 약속하 였다. 그런데 피고인 변호사가 약속을 어기고 열람을 시켜주지 않은 채 준비서면을 그냥 제출했고, 거기에 적지 않은 오기(誤記)까지 발견된 것이다.3) 할머니는 이를 항의하는 과정에서 피고인 변호사와 그 사무장 의 성의 없는 태도에 분개하여 결국 해지까지 이르게 되었다. 필자는 사건기록을 검토하면서 선임료반환청구의 적정 여부를 고민하였다. 이미 준비서면까지 수 회 제 출되고 이름 있는(?) 변호사라면 선임료 500만 원 정 도는 포기함이 상례인 것이 법조마당의 현실! 그러 나 할머니는 “변호사가 잘못해 해임시켰는데 왜 내가 500만 원을 포기해야 하는가?” 질문이 날카로웠다. 변호사에게 선임료 반환을 요구할 때 받은 수모와 고통에 대한 할머니의 호소가 마음에 와닿았다. 결국 사건을 맡기로 하였다.4) 3 변호사선임료반환청구 가. 필자의 제소 필자는 피고인 변호사가 조금 양보하면 사건의 해 결이 가능하다고 보고, 조정으로 풀어보기로 하고 2017.4. 법원에 조정신청서를 제출하였다. 조정신청서 에는 위임의 본지 및 의뢰인(할머니)의 변호사 선임 배경, 그리고 선열람 약속 위반으로 인한 신뢰관계의 훼손과 해지과정을 서술하고, 정산필요성의 존재, 쌍 방의 적정 양보를 통한 사건해결을 희망한다고 기재 하였다. 그러나 피고인 변호사는 “조정신청은 관할위반”이 라며 ‘소송이송’과 신청에 대한 ‘청구기각’을 주장하 였다. 그리고 ‘(만약 이 신청을 취하하지 않으면) 종전 선임 시에 약정한 10% 사례금 약정’에 근거해 반소를 제기하겠다는 뜻을 비쳤다. 필자는 피고인 변호사의 답변서를 읽으면서 ‘이건 아닌데’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이 조정사건의 관할이 피고주소지 법원인 점은 맞지만, 관할법원에 서의 ‘불유쾌함’을 피하려는 원고에 대한 배려였다” 고 밝히고, “‘반소’를 제기한다면 우리도 본격적으로 다투겠다”고 불퇴전의 의지를 표했다. 사건이 본원으로 이송된 후 본격적인 공방이 시작 되었다. 그 와중에 필자가 피고인 변호사에 이어 받은 소유권이전등기 등 의뢰인의 사건은 치열한 공방 끝 에 2018.1.께 ‘원고청구 기각’으로 승소하였고, 원고 법무법인도 항소를 포기하였다. 필자와 의뢰인의 기쁨도 잠시, 피고인 변호사는 이 1) 부산지법 동부지원 2016가단21845*유류분반환청구등 2) 할머니는 망부와 이혼 후 초등학생 자녀 3명을 데리고 미국으로 건너가 모두 명문대학까지 졸업시켰다. 이혼했지만 망부와 함께 동거하다가 망부 사후 부산에서 홀로 살아가고 있다. 3) 가장 기본내용인 망부의 신분부터 오기투성이였다(A신문사 사장을 B신문사 사장으로 표기하는 등). 4) 하와이에서 의사로 활동 중인 아들까지 피고인 변호사 사무실에서 행패를 당했다고 분개하였다. 65 법무사 2019년 1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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