괄목상대 하십니까? 조춘기 본지 편집위원 편 집 위 원 회 레 터 마치 척추카리에스에 걸린 줄도 모르고 건강을 자만하는 사람처럼 나르시시즘에 빠져 자신의 흠결은 깨닫지 못하고 오로지 자기만이 옳다고 확신하며, 자기만의 견고한 철옹성에 안주하는 사람들은 고인 물과 같고, 언제나 열린 마음으로 자신도 부족하다는 것을 인식하며 겸허히 세상을 향해 귀를 열고, 남의 허물보다는 자신을 되돌아보며 겸손히 노력하는 사람은 흐르는 물과 같다고 할 수 있다. 이처럼 흐르는 물과 같은 사람들은 사흘 만에 다시 만나도 눈을 비비고 다시 봐야 할 만큼 긍정적으로 발전해 있다. 이른바 괄목상대한 것이다. 요즘 주위를 둘러보면 우물 안 개구리 식 자기 똑똑이가 너무 많다. 설사 소크라테스가 환생하여 “너 자신을 알라”고 충고해도, “당신은 별거냐, 나 또한 너만큼 똑똑하니 너나 자신을 알라”라고 반문할지도 모르겠다. 모두가 제 잘난 맛에 사는 세상 같다. 그러니 자신만이 선(善)이고 진리다. 자신의 눈에 있는 들보는 보지 못한 채 남의 눈에 있는 티만 보며, 남을 판단하고 정죄하고 비판하는 것을 카타르시스로 삼는 사람들. 이런 부류의 사람들에게서는 아무리 가방끈이 길다 한들 그 가방에서 괄목상대라는 단어를 찾아볼 수 있을까. 필자 또한 고인 우물처럼 정체된 강에서 바보처럼 허우적대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곤 한다. 그러기에 세상에서 불어오는 폭풍우를 달게 맞으며 흐르는 물이 되기 위해 오늘도 안간힘을 쓴다. 아침 침상에 엎드려 하루를 설계하고, 잠자기 전에는 하루를 반성한다. 더욱 겸손히 기도와 명상과 독서라는 짐을 싣고 대해로 흘러가길 원한다. 그래도 여전히 허허로움을 느낀다. 물은 자고로 흘러야 한다. 하류로 흐르는 동안 자신을 돌에 부딪쳐 깨부수며, 수초에 몸을 씻기도 하면서 대해로 나아갈 때 물결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괄목상대하게 될 것이다. 98 편집위원회 레터 + Decemb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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