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9 법무사 2020년 4월호 격려는 우리 스스로가 사랑의 존재라는 것을 다시 한번 느끼게 한다. 환자들이 급증해 의료진이 부족하자 전국의 의사와 간호사들이 자신의 일을 제쳐두고 일손이 필요한 곳에 몰려가 환자들을 돌보기 시작했다. 그런가 하면 환자가 늘어 병상이 부족하자 삼성과 LG를 비롯한 기업들은 자신들의 연수원을 환자들 을 위한 치료시설로 선뜻 내놓았다. 어디 이뿐인가. 일반 시민들과 방송인들은 성금을 보태며 국가적 재 난이 하루빨리 끝나기를 간절한 마음으로 응원하고 있다. 환자를 치료하다가 자신도 감염될 수 있는 위험한 상황을 무릅쓰고 자신을 온전히 내주는 숭고한 모 습, 집이 치료시설로 활용되고 있는 연수원과 가까워 불안함과 두려움에 떨고 있지만 타인을 위해 자신 을 희생하는 고귀한 모습, 이 모두가 우리 스스로가 사랑의 존재라는 것을 있는 그대로 보여준다. 이런 모습은 전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는 엄청난 사건이다. 거룩한 감정, 위대한 사랑을 실천하게 하는 힘 필자는 어르신들의 자서전 만드는 일을 틈틈이 하고 있는데, 최근 진주시에 사는 한 할머니의 사연을 듣고 원고를 쓰다가 펑펑 운 적이 있었다. 1937년 경상남도 사천군에서 3남3녀의 둘째로 태어나신 할머 니는 집안 형편이 어려워 초등학교도 졸업하지 못한 채 집안일을 거들다 22살의 나이에 얼굴도 모르는 남자와 결혼을 했다. 시부모님과 시누이, 세 명의 시동생이 있는 가난한 집으로 시집을 가서 죽도록 농사일을 하면서 겨우 입에 풀칠하며 사는데, 남편이 술만 먹으면 욕을 하고 마구 때렸다고 한다. 남편이 얼마나 모질게 굴었 는지 아직까지도 치가 떨린다는 할머니는 그러나 남편과 시댁을 원망하기보다는 오히려 시댁 식구들을 더 잘 보살펴야겠다고 마음먹고 알뜰살뜰 세심하게 챙겼다고 한다. 그렇게 시댁 식구들 뒷바라지를 하면서 산 세월이 40여 년. 남편은 3년 전 폐암으로 먼저 떠나고 자식 들도 모두 성장해 객지에서 행복하게 지내고 있다는 할머니의 이야기에서 인간이 보여줄 수 있는 가장 아름답고 거룩한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요즘처럼 모두가 힘들고 고통스러울 때일수록 우리 가슴에서 타오르고 있는 사랑의 불꽃을 꺼내 서로를 향해 비추어야 한다. 그래서 어둠의 이면 에 도사리고 있는 이기심과 욕심, 두려움과 불안감을 잠재워 더불어 나누 고 함께 이길 수 있도록 사랑의 불꽃을 더 크게 키워야 한다. 숭고함과 고귀함을 느낄 때 우리는 사랑이 된다. 거룩한 감정을 느낄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우리가 사랑의 존재라는 증거다. 무언가 느낀다는 것은 느끼는 무언가가 내면에 존재한다는 뜻이다. 지금 우리는 위대한 사랑을 실천하고 있는 중이다. 리베라 소년합창단의 「Ave Virgo」를 들으며, 우리 안에 존재하고 있는 사랑을 ‘숭고함과 고귀함’ 이란 느낌을 통해 깨우고 나눠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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